[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함세웅 신부와 명진 스님 등 사회원로 73명이 노동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청와대 앞 시위에 나섰다.
원로들은 28일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망 등 중대 산업재해가 발생할 경우 원청 사용자에게도 책임을 부과하는 이른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과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로 정년을 목전에 둔 김진숙 씨의 복직을 요구했다.
단병호 전 민주노동당 의원은 “한 해에 2400명의 노동자가 죽고, 10만명이 다치는데도 여당과 문재인 정부는 중대재해법을 통과시키지 않고 있다”며 “자본의 요구에 따라 누더기법을 만들지 말고 원안대로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함 신부도 “문 대통령을 비롯한 여당 국회의원들도 모두 어려운 처지를 겪어본 이들”이라며 “노동 현장에서 목숨을 잃은 형제자매, 아들딸을 살리기 위한 중대재해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것은 시대의 명령”이라고 결단을 촉구했다.
김 씨의 복직에 대한 목소리도 높였다. 이들은 “김 씨의 복직은 역경과 탄압, 죽음과 헌신을 통해 민주주의를 일궈온 이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주장했다. 나아가 부산시의회는 물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도 여‧야 합의로 복직결의안을 제출한 만큼 결단을 내리라고 했다.
이어 원로들은 분수대 앞에서 중대재해법 제정과 김 지도위원 복직을 촉구하는 무기한 단식농성을 이어가는 노동자들과 면담을 가지고 성명을 전달했다. 성명은 이날 오후 농성장을 찾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에게 전해질 예정이다.
성명에는 기자회견을 참석한 함 신부나 명진 스님, 단병호 전 민주노동당 의원을 포함해 조돈문 가톨릭대 명예교수, 이덕우 변호사, 손호철 서강대 명예교수, 문규현·문정현 신부,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은 ‘9명 이하’로 제한한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경찰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경찰은 이미 분수대 광장에 단식농성 중인 8명이 자리하고 있어 광장 출입이 제한적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하지만 잠시간의 마찰 후 기자회견은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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