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극단적 선택에 연관됐다는 수사결과가 나왔다. 이는 앞서 남 의원이 박 전 시장의 피소사실을 사건 전에 알지 못했다고 발언한 내용과도 상반돼 거짓말을 했다는 질타로까지 번졌다.
관련 사실은 30일 서울북부지방검찰청이 박 전 시장의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된 배경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북부지검에 따르면 피해자 변호인인 김재련 변호사가 지난 7월 7일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장에게 박 전 시장 고소계획을 전했다.
이후 이 소장은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A씨에게, 그리고 A씨는 다음날인 8일 여성연합 상임대표 B씨에게, 또 B씨는 이날 남 의원에게 각각 박 전 시장의 피소사실을 귀띔했고, 남 의원이 이날 오전 10시33분경 자신의 보좌관이었던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보에게 연락해 사실확인에 나섰다.
당시 남 의원은 임 특보에게 ‘박 전 시장 관련 불미스러운 얘기가 도는 듯하다. 무슨 일이 있느냐’고 물었고, 임 특보는 이야기를 전해 들은 후 이 소장과 B대표 등에게 연락해 대략적인 내용을 파악한 후 오후 3시경 박 전 시장과 독대를 했고, 결과적으로 사건이 야기됐다.
이와 관련 검찰은 “특보와 국회의원은 공무원이지만 개인적 관계를 통해 정보를 취득해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를 적용할 수 없다”고 설명했고, 박 전 시장 피소사실 유출혐의로 고발된 경찰과 검찰, 청와대 관계자 전원을 ‘협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문제 중 하나는 일련의 상황에서 남 의원이 거짓말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남 의원은 실제 지난 7월 24일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피소사실을 박 시장 측에 알린 것 아니냐는 언론의 의혹제기에 “사실이 아니다. 추측성 보도는 삼가달라”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남 의원과 박 시장의 통화기록을 경찰이 파악했다거나, 남 의원의 보좌관 출신인 임 특보가 남 의원과의 통화내용을 밝히며 남 의원이 박 시장 측에 사전에 언질을 줬느냐는 등의 의혹이 이어졌다. 그럼에도 남 의원은 관련 사실에 대해 아직까지 입을 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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