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원대 5G 요금경쟁...저렴한 요금제 내놓은 진짜 이유는?

4만원대 5G 요금경쟁...저렴한 요금제 내놓은 진짜 이유는?

통신3사, 4만원대 요금 앞다퉈 내놓아
Sk텔레콤 언택트 요금제 신고하기도
국민 후생에 도움...알뜰폰 업체 보호는 '우려'

기사승인 2021-01-07 04:30:02
▲ 유영상 SK텔레콤 MNO 사업대표(왼쪽부터), 강국현 KT 커스터머 부문장,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각각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구현화 기자 = 통신3사가 5만원대 5G 중저가 요금제를 앞다퉈 내놓으면서 요금 경쟁이 본격화됐다. 예전에는 요금을 그대로 두고 단말기 보조금 경쟁만 치열했다는 점에서 한 단계 진화했다.

문재인 정부의 공약이었던 통신비 절감 압박과 정부의 요금 신고제 도입 등 달라진 환경이 통신사들에게 '요금 경쟁'을 고민하게 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일각에서 통신사가 앞장서서 알뜰폰의 경쟁력을 낮추고, 25% 요금할인이 안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통신3사, 4만원대 요금제 각축전...SK텔레콤 '언택트 요금제' 관심사 


최근 통신3사는 4만원대 중저가 통신비 요금제를 앞다투어 내놓고 있다. 5G 통신요금이 주로 7만원 이상으로 형성돼 있었음을 고려할 때 요금제가 다양해진 것이다. 

지난해 국정감사 직전 KT가 내놓은 4만원대 5G 심플 요금제를 내놓은 데 이어 지난해 말 SK텔레콤이 4만원대의 5G 요금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신고한 상태이고, LG유플러스가 올해 4만원대 5G요금제를 정식으로 내놓았다.  

KT가 내놓은 5G 세이브는 월 4만원대로 데이터를 많이 쓰지 않는 고객을 위한 요금제다. 매월 5GB 데이터를 제공하고, 기본 제공량을 소진하면 최대 400Kbps(초당 킬로비트) 속도로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다. 월정액 4만5000원으로, 25% 선택약정 할인이 적용돼 월정액 3만3750원만 부담하면 된다. 이와 함께 110GB를 제공하는 6만9000원의 '5G 심플'도 내놓았다. 

LG유플러스도 월 4만7000원에 6GB데이터를 제공하고, 소진 후 400Kbps 속도로 제공하는 '5G슬림+'을 내놓았다. 선택약정을 이용할 경우 3만5250원으로 25%할인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월 12GB를 제공하는 5만5000원의 '5G라이트+'도 새로 선보인다. 

SK텔레콤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가칭 '언택트요금제' 5G·LTE상품 6종을 첫 신고했다. 오프라인 매장이 아니라 온라인 전용 요금제다. 5G 요금제는 월 3만8500원에 데이터 9GB를 제공하고, 월 5만2500원에 데이터 200GB를, 월 6만원에 무제한 데이터를 제공한다. 

이중 특히 SK텔레콤은 기존 오프라인 요금제와 온라인 요금제를 이원화하고 있어 실제로 통과된다면 대리점 중심 유통구조에 일대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요금제로는 결합이나 약정할인 혜택은 받을 수 없다. 기존 알뜰폰이 제공하던 저렴한 가격을 통신사에서 직접 제공하는 셈이다.


통신3사 통신요금 인하, 과연 자발적일까?...문 대통령 공약사항 


'통신비 인하'는 문재인 대통령 공약 중 하나다. 문 대통령은 이동통신 기본료 폐지를 비롯한 통신요금 인하를 주요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를 위해 300만명에 달하는 노년층·저소득층의 통신비를 월 1만1000원 감면하고, 약정기간 요금할인 요율을 기존보다 5% 인상해 25%로 올렸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높은 5G 통신비 절감을 요구하는 여당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온라인 중심 유통구조 혁신으로 통신요금 부담을 20~30%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유영상 SK텔레콤 MNO 사업대표는 "적극 공감한다"라며 "연말이나 내년 초까지 고객 친화적인 요금제 개편을 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강국현 KT커스터머부문장 역시 "일반 유통점이 온라인에 적응하기엔 시간이 필요하지만, 그런 부분을 고려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 역시 "제안에 적극 동의하며,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답했다. 

결국 요금제 인하는 통신사가 먼저 원했다기보다는 여당 국회의원들과 정부의 방침에 따라 내놓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여당 의원들은 이 같은 통신비 인하 방침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내고 있다. 

국회 과학정보통신방송위원회(과방위) 위원장을 맡은 이원욱 의원은 "기업이 주도하는 고객 통신비 절감 정책은 매우 의미가 크다"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과방위 여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도 같은 날 "기존 요금보다 최대 30% 저렴한 요금제라는 점에서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 정부에 날을 세워온 야당 의원들은 이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과방위 위원인 김영식 의원은 언택트 요금제의 이용자 혜택이 크지 않고, 알뜰폰 사업자에게 위협이라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김 의원은 결합상품 이용 시 할인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결합할인을 적용하는 경우의 혜택이 신규요금제보다 월 7250원만큼 크다고 밝혔다. 또 알뜰폰의 고사를 막기 위해 알뜰폰 도매대가를 조정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SK텔레콤 요금제 신고 반려여부 관심...'알뜰폰 고사' 우려도


실제로 저렴한 요금제는 양날의 칼이다. 정부는 정부대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통신사들이 알아서 요금을 낮추면 국민 후생에 도움이 되지만, 알뜰폰 업체들에게는 엄청난 타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신규 요금제 신고 시 도매대가 인하를 병행하는 것을 요청할 것을 고심하고 있다. 통신사가 요금을 낮추면, 알뜰폰도 요금을 더 낮출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특히 정부 차원에서 알뜰폰 사업자에 대한 혜택을 몰아주고, 알뜰폰 사업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상황에서 통신사가 알뜰폰보다 더 저렴한 요금제를 출시하는 것은 시장 파괴로도 볼 수 있다. 

특히 이번 SK텔레콤의 언택트 요금제는 지난해말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에 따라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뀐 뒤 첫 사례여서 더욱 꼼꼼하게 따져보고 있다. 

신고제는 요금제에 대해 사전에 정부에 허가를 받아야 했던 것과 달리 신고만 하면 요금제를 출시할 수 있는 제도다. 다만 개정법은 공정경쟁 저해 등의 문제에 대비해 신고한 약관에 대해 최장 15일간 신고를 유보할 수 있는 기한을 두고, 기준에 충족하지 못하면 반려하는 안전장치를 뒀다. 

과기정통부는 '온라인 전용 요금제(언택트 요금제)에 대한 검토 결과를 오는 12일 내놓을 전망이다.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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