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소속 의원의 ‘성폭행’ 논란이 불거진 국민의힘이 신중을 기하고 있다. 4·7 재보궐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불똥’이 튈까 촉각을 곤두세운 모습이다.
앞서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은 지난 6일 실시간 방송을 통해 국민의힘 김병욱 의원이 여비서를 성폭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이 국회의원 보좌관 시절인 지난 2018년 10월 경북 안동의 모 호텔에서 다른 의원실 인턴 비서 A씨를 성폭행했다는 목격담 제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즉각 반박했다. 그는 “이런 더럽고 역겨운 자들이 방송이라는 미명하에 대한민국을 오염시키고 있는 현실에 분노한다”며 “즉시 강력한 민·형사상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7일 오후 3시경 긴급회의를 소집해 대책마련에 나섰다. 회의 전에도 관련 언급을 삼가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김 의원의 탈당 선언으로 긴급회의가 취소됐다. 논의 대상인 김 의원이 탈당을 선언하면서 당 지도부 차원에서 의혹을 검증할 명분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배준영 대변인은 “(김 의원이) 당원이 아닌 상황이 돼서 비대위가 취소됐다”며 “단호한 대처를 하자는 일부 비대위원들의 의견이 있었다. 그러나 논의할 수 있는 대상과 상황 자체가 없어져버렸다”고 설명했다.
회의 취소 후 회의장 밖으로 나온 당 지도부들은 기자들과 만나서도 ‘신중 기류’를 이어갔다. 김 의원의 의혹에 대해서 “들은 바 없다”, “보도로만 봤다”, “잘 모르겠다” 등 명확한 답을 내지 않은 채 자리를 떴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본인 스스로가 탈당을 했기 때문에 (논의가 어렵다) 자기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법적투쟁을 하겠다는 의미로 탈당을 한 모양”이라며 “(김 의원에게) 구체적으로 들은 바는 없다”고 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팩트(사실) 자체를 모른다”며 “사법기관이 조사해봐야 한다. 잘 모르겠다”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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