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3살인 나는 여전히 어른이 되어가는 중이다. 생각보다 20살은 대단한 것이 아니었고, 어른의 벽은 생각보다 높았다. 나는 여전히 나일뿐이고, 달라진 건 그저 내가 서 있는 장소와 신분 밖에 없었다. 대학에 와서 가장 크게 느낀 건 나를 바꿀 수 있는 것은 오직 나뿐이고 환경의 변화만으론 내가 성장할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대학생이 되면서 나는 나를 좀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됐다. 안 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것이고, 실수가 아니라 실력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부모님께 들었던 ‘덜렁댄다. 끈기가 없다. 욕심이 많다’는 말을 내 스스로에게 하게 됐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나를 비난하는 것’이라고 여겼던 말들이 정말 나를 위한 말들이었다는 것을 알게됐다.
엄마에게 “나는 언제 어른이 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한 적이 있다.
엄마는 한참을 생각하시더니, “엄마도 아직 어른이 아닌 걸? 나이가 들어도 다 똑같아”라고 하셨다. 나이가 들어도 똑같다니, 처음에는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이내 그 뜻을 헤아릴 수 있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나를 온전히 책임질 수 있으며 내가 나인 것을 인정하고 단점까지도 사랑할 줄 아는 것이다. 다시 말해, 내가 되고자 하는 나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바라보는 어른들마저도 자신이 어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 어쩌면 나는 평생 어른이 되지 못할 수도 있겠다.
‘어른’은 하나의 이상이 아닐까? 내가 되고자 하는 것, 다르게 말하면 꿈. 결국 우리는 모두 어른이 되기 위해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고, 그렇게 어른에 다가가고 있는 것이다. 아쉬움이 없는 선택이 없듯이, 후회가 없는 삶이 없듯이 말이다.
학생이든, 직장인이든, 부모든, 누구나 실수하고 넘어지고 자신의 부족함을 느끼며 살아간다. 이를 통해 교훈을 얻고,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나는 이게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어른이 되지 않아도 괜찮다. 실수해도 괜찮고, 덜렁대도 괜찮고, 욕심만 앞서도 괜찮다. 누구나 완벽할 수는 없다. 실수는 고치면 되고, 부족함은 채우면 되는 것이다.
나는 나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고 싶다. 한 발자국씩 내딛으면서,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그렇게 나는 어른에 다가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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