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에 따르면 협회의 활동을 응원한다는 정기후원자는 현재 약 300명이다. 기존 90명에 못 미치던 정기후원자가 3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해당 단체는 아동학대 방지를 위해 노력하는 민간단체다. 지난 2013년부터 아동학대 관련 현장을 누비며 목소리를 내왔다. 정인이 사건 관련해 지난해 11월부터 가해자 처벌과 제도 개선 등을 촉구해왔다.
단체에서 운영하는 카페에는 후원 관련 문의와 인증이 이어지고 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정인이 사건이 재조명된 지난 3일부터 11일 오후까지 후원 게시판에는 340여건의 글이 게재됐다.
후원자들은 “지금까지 정인이를 지켜주셨던 분들께 감사하다. 늦게나마 후원금을 보낸다” “적은 금액이지만 또 다른 정인이가 없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정기 후원을 결심했다” “눈물만 흘리는 건 정인이를 위한 일이 아닌 것 같아 아주 적은 돈이지만 일시 후원금을 보냈다. 아이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해달라” 등의 메시지를 남겼다.
후원금은 단체 운영과 아동학대 방지 교육관 건립 등을 위해 사용된다. 사용 내역은 카페를 통해 모두 공지된다.
아동학대 방지를 위해 제도를 개선하자는 청원도 이어지고 있다. 국회 국민동의청원에는 지난 10일 “아동 분리를 위한 경찰집행권을 강화해달라”는 청원이 게재됐다. 아동이 학대받은 흔적이 있더라도 부모와 쉽게 분리시키기 어려운 실상을 지적하며 이를 법으로 개선해달라는 것이다. 청원자는 “감정이 복받쳐 정인이 관련 뉴스를 나오는 대로 다 찾아봤다”며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글을 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도 아동학대 방지예산 증액과 아동학대 담당 공무원들의 적극 행정 촉구, 국가적 학대예방센터 설립 등 다양한 제도 개선과 정책이 촉구됐다.
입양 대기 아동 등 요보호 아동을 보살피는 위탁가정에 지원하겠다는 이들도 생겨났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서울가정위탁지원센터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위탁가정에 지원하고 싶다는 문의가 10건 접수됐다. 적지 않은 수다. 지난해 11월과 12월에는 두 달 동안 위탁가정 지원 문의가 15건이 접수됐다.
센터 관계자는 “전화를 주신 10분 중 2분은 지원 동기로 정인이 사건을 이야기했다”며 “서울시 내에서도 위탁가정이 부족하다. 아동을 위해 관심을 갖고 연락을 해주시는 부분에 대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문의가 바로 위탁가정 연계로 이뤄지지는 않는다. 일반 가정 위탁은 5시간 교육을 받아야 한다. 이후 센터에서 각 가정을 방문해 가정조사를 진행한다. 함께 사는 가족들의 동의도 필수적이다.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정인이가 많음 사람들을 변화시키고 있다”며 “시민들이 변화하고 있는 만큼 법이 새롭게 정비되고 시스템도 달라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생후 16개월 된 영아 정인이가 양부모의 학대에 의해 사망했다. 양모는 아동학대치사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양부는 방임 등의 혐의로 불구속기소 됐다. 정인이가 숨지기 전까지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는 신고가 서울 양천경찰서에 3차례 경찰에 접수됐지만 철저한 수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비판이 일자 김창룡 경찰청장은 정인이 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매우 안타깝고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며 아동학대 근절 방안 등을 첫 주례회동에서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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