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맛’ 속 ‘엄마’ 나경원 vs ‘워커홀릭’ 박영선

‘아내의 맛’ 속 ‘엄마’ 나경원 vs ‘워커홀릭’ 박영선

나경원, 남편과 딸 함께하는 일상- 박영선, 남편의 외조 부각
화제는 끌었지만… '예능의 정치화 ‘우려’ 목소리도

기사승인 2021-01-15 05:00:07
▲나경원 전 의원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사진= TV조선 예능 ‘아내의 맛’ 방송 130화, 131화 캡쳐

[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대한민국 셀러브리티(유명인사) 부부들의 일상을 공유하는 TV조선 예능 ‘아내의 맛’에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등판했다. 


“춤추는 딸” “딸과 함께한 일상 공개” “인간 나경원”

▲나 전 의원이 딸 유나 양의 드럼반주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사진=TV조선 예능 ‘아내의 맛’ 130화 캡쳐

나 전 의원의 방송편이 지난 5일 공개된 뒤 쏟아진 기사의 제목이다. 제목에서 엿볼 수 있듯이 방송에서 나 전 의원은 남편 김재호 서울고등법원 판사와 다운증후군 딸 김유나 양이 함께하는 일상을 보여줬다.

과거 ‘공주’ 이미지를 갖고 있기도 했던 나 전 의원은 시작부터 다른 모습을 보였다. 패널들에게 ‘누나’라고 부르라며 친근한 정치인의 모습을 그리기도 했고, 나 전 의원의 세안 후 모습을 보고 피부 비결을 묻는 패널들에게 “그냥 있는거 쓴다. 동생이 주고 누가 주고 그러면 갖다 놓는다”고 답하며 소탈함을 보였다.

다훈증후군을 앓고 있는 딸을 향한 무한한 애정도 표현했다. 딸 유나 양이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에 맞춰 드럼을 치자 나 전 의원은 흐뭇한 표정으로 딸을 바라보다가 연주에 맞춰 춤을 췄다. 29살인 딸의 결혼에 대해서도 “결혼해서도 엄마랑 살 거지?”라고 말하며  딸을 가진 엄마로서의 아쉬움을 드러냈다.

패스트트랙 재판으로 아들의 군 입대 현장에 못간다며 투정을 부리기도 했다. 나 전 의원은 현직 판사인 남편을 향해 “그런거 안해주냐”고 장난식으로 물었고 김 판사는 “재판은 그런거 아니다”고 단호하게 받아쳤다. 그러자 나 전 의원은 “누구는 판사 안해봤어?”라고 말하며 ‘멋짐’을 뽐냈다.

딸과 아들을 향한 애정, 정치인 나경원이 아닌 인간 나경원의 소탈함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방송이었다. 나 전 의원은 방송 말미에서 “우리 유나가 예쁘게 나와서 좋다”며 “또 불러주시면 영광일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남편과의 달달한 일상 공개” “24시간이 모자라” “워커홀릭 일상”

▲박 장관이 미용실을 찾아가 머리손질을 받으며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TV조선 예능 ‘아내의 맛’ 131화 캡쳐

방송 초반부터 ‘남편의 맛’이라고 강조한 박 장관의 12일 방송은 장관으로서 살아가는 ‘워커홀릭’ 박 장관을 그려냈다. 집과 가정사보다 일과 부부관계에 집중된 영상이 이어졌다. 특히 남편 이원조 변호사의 ‘외조’가 부각됐다.

박 장관은 미용실을 찾아가 머리손질을 받는 와중에도 일을 손에서 놓지 못했다. 주말도 없이 바쁘게 움직이는 박 장관을 위해 남편은 운전기사를 자처하는가 하면 박 장관이 좋아하는 음식을 취향에 맞춰 준비해놓는 등 ‘일일 매니저’로 나섰다. 일터로 이동하면서 가수 임영웅 노래를 들으며 ‘찐팬’을 인증하기도 했다.

박 장관과 과거 정치인 간의 ‘인연’도 공개됐다. 과거 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 MBC 앵커직을 관둔 배경을 설명하며 “난 1996년 당시 김문수 전 의원이 보궐선거로 당선되셨는데 진보에서 보수로 돌아선 거다. 그래서 제가 ‘변절자’ 아니십니까?라고 물었다. 이걸 김 전 대통령이 보고 ‘앵커가 내 말 따라하는거 아닌가’라고 했고, 당시 정무 수석이 MBC 사장님에게 전화해 앵커를 바꿔야겠다고 했다. 그래서 국제부로 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국제부로 발령받은 이후 LA 특파원으로 가게 돼 남편을 만나게 됐다며 남편과의 러브스토리도 공개했다. 박 장관은 “당시 국제부에 여자가 저 밖에 없어서 특파원 제안을 받고 갔다. MBC 최초의 여성특파원이었다”며 “나중에 김 전 대통령이 저를 만난 자리에서 ‘거봐라, 내가 잘랐더니 더 좋은 일 있지 않냐’라는 말을 했다”고 소개했다.

중기부 현직 수장으로서의 면모도 비춰졌다. 지난 연말 진행된 소상공인을 위한 크리스마스 마켓의 라이브 방송에 참여하는 모습과 중기부 공무원들과의 회의 모습도 전파를 탔다. 나 전 의원과 달리 자식의 모습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남편과의 달달한 관계와 워커홀릭 모드가 방송에 가득 담겼다.


화제는 끌었지만… 예능의 정치화 ‘우려’

▲TV조선 예능 ‘아내의 맛’ 시청률 추이. 130화와 131화가 두 정치인이 출연한 회차다. 사진=네이버 화면 캡쳐

두 정치인의 예능 출연으로 ‘아내의 맛’은 그야말로 ‘히트’를 쳤다. 나 전 의원이 출연한 130회의 시청률은 11.2%(분당 최고시청률 15.4%, 닐슨코리아 기준), 박 장관이 출연한 131회의 시청률은 9.6%(분당 최고 시청률 11.3%)로 나타났다. 아내의 맛은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방송 다음날 실시간 검색어에는 박 장관과 나 전 의원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다만 화제가 컸던 만큼 비판도 쏟아졌다. 3개월 앞으로 다가온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겨냥해 두 정치인이 예능을 통해 민심 다지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나 전 의원은 지난 13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화 했고, 박 장관은 여권의 잠재후보군으로 분류된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나 전 의원의 방송 직후인 6일 논평을 내고 “예능이 선거 출마를 앞둔 정치인의 홍보방송으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고 비판했다. 여권 서울시장 주자들도 비판에 동참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아직 경선이 끝나지 않은 두 당의 특정 후보를 조명했기 때문에 명백히 선거에 개입한 것이고 공정성을 상실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선거방송심의에 관한 특별규정을 위반한 것은 아니어서 두 사람의 방송 출연을 문제삼기는 어렵다. 재보궐선거의 경우 선거 60일 전부터 방송 및 보도‧토론방송을 제외한 프로그램 출연이 금지된다.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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