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리고 떨어뜨려 죽인 비정한 엄마들…"눈물 마를 날 없다" 분노

때리고 떨어뜨려 죽인 비정한 엄마들…"눈물 마를 날 없다" 분노

생활고 때문에 자녀 살해했다는 친모에게 엄벌 촉구

기사승인 2021-01-18 07:41:09
▲8살 딸의 호흡을 막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어머니 A(44·여)씨가 지난 17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쿠키뉴스] 임지혜 기자 =아이를 보호해야 할 부모, 특히 엄마가 어린 자녀를 죽인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출생신고를 하지 않아 제대로 학교 한 번 다녀보지 못한 아이를 살해하거나 탯줄도 채 떼지 않은 신생아를 살해한 비정한 엄마들이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최근 쏟아지는 아동 학대 사건에 엄마들은 "눈물 마를 날이 없다"며 분노를 쏟아내고 있다. 

18일 인천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8살 딸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40대 어머니 A씨(44)가 구속됐다. 경찰조사를 받았던 친부 B씨는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다. 

A씨는 이날 오후 1시40분쯤 휠체어를 탄 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등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는 딸의 시신을 일주일간 방치했다가 지난 15일 오후 3시37분경에야 119에 신고했다. 신고 후 A씨는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별다른 직업없이 기초생활수급자인 A씨는 B씨와 살다가 6개월 전 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경찰 조사에서 밝힌 딸 살해 이유는 '생활고'였다. 

이들은 지난 2013년 살해된 딸을 출산했으나 A씨가 전 남편과 이혼하지 않아 아이의 출생신고를 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딸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은 물론 학교에도 가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보다 앞선 지난 16일에는 20대 엄마가 집에서 출산한 갓난아이를 창밖으로 던져 매서운 한파에 숨지게 하는 끔찍한 사건도 발생했다. 

경기 고양시 일산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쯤 일산서구 덕이동에 있는 빌라와 빌라 사이에 여자아이가 숨져 있다고 한 주민이 신고했다. 이날 고양 지역은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상태였지만 아이는 탯줄이 달린 알몸상태였다. 

경찰은 친엄마 C씨를 영아살해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C씨는 이날 오전 4층이 자신의 집 화장실에서 아기를 출산한 뒤 창밖으로 던져 숨지게 한 것으로 확인했다. C씨는 범행 후 7살 난 자신의 또 다른 자녀와 함께 인근으로 도피했지만 결국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이혼 후 부모와 함께 거주했지만 부모에게 임신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 '정인이 사건' 피의자 입양모에 대한 1차 공판기일을 앞둔 지난 7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 앞에 시민들이 보낸 조화가 놓여있다. 박효상 기자
최근 이런 아동 학대·살인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자 엄마 아빠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입양된 후 양부모 가정에서 학대 끝에 말도 제대로 못 하는 16개월 아이가 숨진 '정인이 사건'으로 아동 학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된 상황임에도 곳곳에서 이같은 사건이 끊이지 않으며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두 아이를 둔 최모씨(42)는 "요즘 부모에 의해 죽임을 당한 아이들 뉴스가 참 많이 나오는 것 같다"며 "뉴스를 볼 때마다 눈물을 참을 수가 없다. 정인이 사건으로 이목이 집중된 상태에서도 이런 아동 살인 사건이 벌어진다는 것은 그만큼 아동 학대 행위에 도덕적으로 느끼는 민감성이 떨어지고 무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로 엄마들이 활동하는 맘카페 회원들도 아동 학대 기사를 공유하며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맘카페 회원들은 "자기가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것도 아닌데 아이가 너무 불쌍하다" "저럴거면 낳지를 말지 너무 무책임하다" "계속 아동 학대 사고가 끊이지 않는 것 같아 볼 때마다 가슴이 먹먹하다" 등 반응을 보였다. 

제2의 정인이를 막기 위해 아동 학대 가해자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엄벌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진다.  

정인이 양모뿐만 아니라 양부에게도 살인죄를 적용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18일 오전 7시 기준 25만6368명을 넘어섰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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