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9일 제3차 국무회의에서 설 명절 농축수산 선물 가액을 기존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상향하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전현희 권익위원장은 국무회의 의결 후 관련 브리핑에서 "이번 조정은 공직자 등이 선물을 더 받으려는 것이 아니다"면서 "어려움에 부닥친 농림축산어업 종사자를 돕기 위한 범정부적 민생안정 대책으로서 부득이하게 취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현재 농축산업계는 코로나19에 따른 외식 감소, 학교급식 중단 등으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어려움이 심화하고 있다. 특히 사과·배·인삼·한우·굴비·전복 등의 주요 농축수산물은 명절 소비에 크게 의존하는 상품이다.
지난 추석에도 정부는 한시적으로 농축수산물 선물 상한가액을 상향했던 바 있다. 해수부와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추석 선물 상한액을 20만원으로 올린 결과 농수산물 선물 매출이 코로나19가 발생하지 않았던 전년 추석보다 7% 증가했다.
유통업계도 선물세트 매출 증대가 기대되는 만큼 반색하고 있다. 기존부터 업계는 한우와 굴비 등 10만∼20만원대 선물세트의 비중을 크게 늘려왔다. 정부의 상향안이 확정되자 추가 상품까지 준비하며 대목맞이에 나섰다.
A백화점은 선물 상한액 상향을 기대하고 이에 맞는 물량을 미리 늘렸다. 19만8000원에 맞춘 축산한우세트, 호주와규세트, 굴비선물세트를 1000~2000개 수량으로 준비했다. 홈삼류 제품도 19만8000원 가격에 맞춰 2000세트를 준비했다.
B백화점도 10만원 이상인 상품 비중을 지난해 설 대비 20%가량 이미 확대했다. C백화점도 정육·굴비·과일 중 10만 원대인 50여 개 상품의 물량을 10% 늘릴 예정이다.
A마트는 수산 선물세트의 경우 10만원 이하 제품 물량을 작년 설보다 10% 줄인 대신 15만 원 이상 제품은 20% 늘렸다. 20만원 이상 굴비 세트 준비 수량도 10% 확대했다. B마트 역시 한우와 옥돔 등 고급 축·수산 선물세트 물량을 지난 추석 대비 10%가량 늘렸다.
이외에도 업체들은 고가의 프리미엄 선물세트를 예전보다 대폭 늘렸다. 올해 설날 역시 비대면 트렌드로 대규모 이동 대신 선물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란 판단에서다.
실제로 이마트에 따르면 설 선물세트 예약판매를 개시한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19일까지 27일 동안 20만 원을 넘는 선물세트 매출이 작년 설 때 선물세트 예약판매를 시작한 이후 27일간과 비교해 244% 증가했다.
SSG닷컴에서도 같은 기간 20만 원 이상인 선물세트 매출이 270% 뛰었다. 이에 전체 선물세트 매출에서 20만원 이상짜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설 5%에서 올해 설에는 10%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코로나19으로 부모님이나 고마운 분들을 직접 찾아가지 못하는 고객들이 고가의 선물세트를 구매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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