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3자구도’로 승리할 수 있을까… “집토끼가 安 잡는다” 

국민의힘은 ‘3자구도’로 승리할 수 있을까… “집토끼가 安 잡는다” 

김종인, ‘3자구도 승리’ 자신… “과거에도 사례 있어”
평론가들 “정권심판 성격 강해… 전통 지지층-중도층 표심 국민의힘으로 갈 것” 

기사승인 2021-01-22 07:00:04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사진=박태현 기자

[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야권의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단일화가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던진 ‘야권 통합경선’ 카드를 외면하면서다. 김 위원장은 최종 단일화가 불발될 경우 ‘3자 구도’로도 승리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지만 근거가 있는 자신감일까. 의견이 분분하다. 

안 대표는 지난 19일 국민의힘을 향해 ‘원샷 경선’을 공개적으로 제안했다. 국민의당의 당적을 유지한 채 국민의힘의 경선에 참여하겠다는 취지였다. 또 자신 뿐만 아니라 무소속 후보를 포함한 경선을 국민의힘 내에서 치러 조기에 단일화를 성사시키자고 주장했다. 

그러나 안 대표가 던진 회심의 한방을 국민의힘 지도부는 외면했다. 국민의힘은 안 대표가 자신에게 유리한 단일화 룰을 고집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안 대표에게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던 주호영 원내대표는 ‘원샷 경선’ 제안을 “본인에게 가장 유리한 조건을 제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안 대표 중심의 단일화를 반대해온 김 위원장은 이러한 제안에 앞서 김 위원장은 ‘3자구도’에 대한 자신감을 강하게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지난 1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단일화를 하려고 노력하겠지만 못하겠다고 하면 할 수 없다. 그래도 (3자 구도 선거에서) 승리를 확신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자신감은 ‘양당 체제’의 정치 지형에서 근거했다. 그는 지난 1995년 초대 서울시장 선거에서 조순 전 서울시장이 당선된 사례를 들었다. 여론조사에서 앞서던 무소속 박찬종 후보가 선거 말미에 양당 체제의 한계로 조 전 시장에게 패배했던 것과 같은 상황이 일어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사진=박효상 기자

이같은 주장에 전문가들도 공감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이 지지율 30%대를 돌파하고 있다. 만약 지지율이 35% 이상을 넘게 된다면 3자 구도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본다”며 “보궐선거에서 여권에 표를 줘선 안된다는 여론이 굉장히 강하다. 안 대표를 찍어주는 바람에 어부지리로 민주당 후보가 승리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면 안된다는 여론이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21대 총선 당시 정의당의 표심이 민주당 지역 후보를 향했던 것을 근거로 들며 “막상 선거장에 들어가면 당선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뽑을 수 밖에 없어진다. 집토끼의 표심도 국민의힘을 향하고 중도층의 표심도 승리하는 정당을 향할 것”이라고 풀이했다. 

유용화 한국외대 초빙교수도 “국민의당 자체의 지지는 낮다. 개인에 대한 지지가 클 뿐”이라며 “후반으로 갈수록 안 대표의 포지션이 약화될 수 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다만 3자 구도가 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하며 “국민의힘의 현재 방향처럼 3월쯤 자체 후보와 안 대표의 단일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대로 당 내에선 김 위원장의 질타하는 발언이 쏟아졌다. 윤영석 의원은 지난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필패의 구도”라고 혹평했다. 특히 “서울지역 국회의원 49석중 41석, 서울시의원 110석중 101석, 구청장도 한 곳 빼고 모두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다”며 현재 서울 시정 상황이 여권에게 유리하게 설정됐다고 짚었다. 

장제원 의원은 “(김 위원장의) 냉소적인 자세는 선거에 전혀 도움이 안된다”고 지적했으며, 권영세 의원도 안 대표의 ‘오픈 경선’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해야한다. 안 후보가 우리 당 후보경선 플랫폼 위에서 함께 경선하는 것도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얘기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자체 후보를 선출한 뒤 야권 단일화를 성사시키겠다는 방침을 정했지만 안 대표와 김 위원장은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로 “왜 文 아닌 나(안철수)와 싸우는가”, “정치 상식에 맞지 않다” 등 날선 발언을 주고 받는 상황이다. 이에 3월 단일화 성사를 위한 야권의 험로가 예상된다.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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