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마무리투수’ 강조한 박범계…‘신상 때리기’ 집중한 野

‘文정부 마무리투수’ 강조한 박범계…‘신상 때리기’ 집중한 野

고시생 폭행 등 의혹 제기 적극 '방어' ...재산신고 누락엔 "불찰" 고개 숙여

기사승인 2021-01-25 17:21:23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쿠키뉴스] 정진용 기자 =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이 ‘고시생 폭행 의혹’, 본인이 출자한 법무법인의 급성장 의혹, 재산 신고 누락 의혹 등 신상 검증에 화력을 집중했다. 반면 여당은 검찰 개혁 방향, 검찰 인사와 관련된 정책 질의에 주력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5일 오전 10시부터 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인사청문회 시작부터 여야는 국민의힘이 전날 국회에서 ‘박 후보자 검증을 위한 국민참여 인사청문회’를 연 것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국민의힘에서 ‘셀프 청문회’를 하고 ‘부적격’ 의견을 냈다는 보도를 봤다”면서 “정식 청문회 자리가 있음에도 셀프 청문회 한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지적했다.

사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민의힘 김도읍 간사가 박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증인과 참고인을 1명도 받아주지 못하겠다고 하니 국민들께 박 후보자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 청문회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증인들에게 연락해서 증인들이 동의하면 오후에라도 올 수 있다”고 역으로 제안하기도 했다.

이날 박 후보자는 지난 2016년 사법시험 폐지를 막아달라는 고시생을 폭행·폭언했다는 의혹에 대해 “오히려 가족들이 위협을 느꼈다”고 호소했다. 박 후보자는 “그분들이 그날 그 순간에만 찾아온 게 아니다”라며 “이제야 고발장에 자신의 이름을 남겨 알게 됐지만 당시에는 누군지도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아시다시피 제가 덩치가 크지 않다. 저보다 훨씬 큰 덩치의 청년 대여섯명이 당산동 오피스텔에 밤 10시에 찾아왔다. 그때 제 주소를 어떻게 알았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전 아파트에 아내가 혼자 있는데 밤에 초인종을 누르고 한번은 고등학교 2학년인 둘째 아이 등굣길에도 나타나 피케팅을 했다”고 주장했다.
사진=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박 후보자에게 5년 전 사시존치를 주장하던 사시생 폭행 의혹에 대해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다만 “법무부 장관으로 일한다면 사시 존치를 바라는 많은 분들 애타는 목소리에 다시 한번 임시로라도 구제 조치가 가능한지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측근들의 불법 선거자금 요구를 방조했다는 의혹도 도마에 올랐다. 전 대전시의원 김소연 변호사는 박 후보자가 최측근들이 공천을 대가로 금품을 요구하고 다닌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박 후보자가 이를 모른척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자는 검찰에서는 무혐의를, 법원에서는 재정신청 기각을 결정했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박 후보자는 “제가 들은 이야기는 측근이 돈을 요구한다는 취지의 이야기였고 구체적인 사항을 더이상 알았거나 인식할 수 없었다”면서 “더이상 관여할 수 없고 알지 못하는 상태였기 때문에 묵인방조로 볼 수 없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자신이 출자한 법무법인 ‘명경’의 연매출이 6년새 300배 이상 증가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러움이 없다”면서 “내부 운영 등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고 지분에 따른 수익 배분도 받은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

사진= 박 후보자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재산신고 누락에 대해서는 “불찰”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박 후보자는 충북 영동군 일대 6000여평 규모 토지를 국회의원 당선 뒤 8년 동안 공직자 재산신고 내역에 한 번도 포함시키지 않았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이 자리에서 사과하고 정리하라”고 요구했고 이에 박 후보자는 “결과적으로 신고하지 못한 점에 대해 이유 불문하고 내 불찰이다”고 재차 사과했다.

검찰 개혁에 대한 청사진도 밝혔다. 박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의 마무리 투수로서 검찰 개혁을 위한 제도를 안착시키고 조직 문화를 개선하며 법무행정을 혁신하는 길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1인 가구에 대한 법적, 제도적 지원방법 마련과 아동학대를 막기 위해 법무부 산하 아동인권보호기구를 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과 윤석열 검찰총장 부인이 운영하는 전시기획사 협찬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이첩하는 것이 옳다”는 견해를 표명했다.

검찰 인사를 두고서는 “형사·공판부 검사 우대라는 원칙을 존중하겠다”고 설명했다. 박 후보자는 “조국 전 장관과 추미애 장관이 추진한 인사 원칙에 찬성하고 높이 평가한다”며 “특히 ‘형사·공판부 검사 우대’는 수사권 조정에서 중요한 포인트인 인권·적법절차·사법적 통제 등 세 가지 관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검찰 내 소위 ‘박범계 라인’을 만들 것이냐는 질의엔 “저는 법무·검찰의 손님이다. 검찰개혁을 제 임기 내에 마무리투수로서 마치는 게 제 사명”이라며 “현재의 검찰총장은 모든 권한이 집중된 `제왕적 총장'이라 분권화가 절실하다. 총장의 권한을 고검장이나 지검장, 각 검사에게 상당 부분 위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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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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