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SK 와이번스,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2000년 쌍방울 선수들 인수해 창단…21년간 KS 우승 4차례
김성근 감독 체제서 명문팀 도약…재도약 앞두고 '매각'
재정난과 무관해 더욱 충격적

기사승인 2021-01-26 10:34:03
2018년 우승 후 세레머니를 펼치는 SK 와이번스 선수단.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신세계 그룹 이마트와 매각 협의 중인 프로야구 SK 와이번스는 2000년 쌍방울 레이더스를 인수해 재창단 하는 방식으로 출범했다.

당시 SK그룹은 쌍방울의 야구단 해체 분위기와 맞물려 250억원 수준의 저렴한 가격으로 KBO리그에 합류했고, 수도권인 인천광역시에 둥지를 틀었다.

SK 와이번스는 팬 친화적인 구단 운영으로 많은 박수를 받았다.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의 합성어인 '스포테인먼트'(Sportainment)라는 개념을 도입해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하며 팬들을 야구장으로 끌어모았다.

성적도 잘 나오던 '강팀'이었다.

SK 와이번스는 2000년대 중후반부터 본격적인 전성기를 누렸다. 당시 김성근 감독 체재 하에서 최정, 정근우, 김강민 등 국가대표급 야수들이 중심을 잡았고 정대현, 정우람 등 탄탄한 불펜을 앞세웠다. 여기에 에이스 김광현의 등장 등 신흥 명문 구단의 시작이었다.

SK 와이번스 는 독보적인 전력을 발판으로 2007년과 2008년 통합우승을 차지한 뒤 2010년 다시 통합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왕조'를 구축했다. 2007년을 시작으로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으며, 3번의 우승과 3번의 준우승을 기록했다.

2013년 이후 잠시 주춤한 SK 와이번스는 2017년에는 창단 처음으로 외국인 지도자 트레이 힐만 감독을 영입했고, 이듬해 4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SK는 다사다난했다. 시즌 초반부터 최하위로 떨어졌고 6월경에는 경기 중에 갑자기 염경엽 전 감독이 쓰러지기도 했다. 사령탑을 잃은 SK 와이번스는 시즌 내내 표류하다가 결국 시즌을 9위로 마쳤다.

SK 와이번스는 차기 시즌을 앞두고 대규모 개편에 나섰다. 지난해 실패를 딛고 민경삼 대표이사, 류선규 단장, 김원형 신임 감독을 선임하는 등 재도약을 위한 행보를 계속해왔다. 외부 FA 내야수 최주환을 영입하고 불펜 투수 김상수를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데려오며 팀 전력 강화에 적지 않은 금액을 투자하기도 했다.

다음달 1일부터 제주도 강창학 구장에서 동계훈련으로 재도약을 준비하던 찰나에 매각이라는 메가톤급 충격파를 맞았다. 우수한 성적과 팀 전력, 팬 친화적인 구단 운영에도 국내 프로스포츠 환경이 가진 한계를 넘지 못했다.

SK그룹은 야구단 운영으로 발생하는 홍보 실효성에 초점을 두고 구단 매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전까지 구단 매각이 모기업의 어려움 탓에 진행됐다면 이번 SK 와이번스 매각은 SK텔레콤에 재정적인 어려움이 없는 상황서 추진됐다. 야구단을 운영해 SK 그룹 이미지와 홍보 효과를 제고하는 데 실익이 별로 없다고 판단한 것 아니냐는 짐작이 대표적이다.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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