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강한결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갑질' 논란에 휘말린 '플랫폼 공룡' 구글에 칼을 빼들었다. 국내 게임회사를 대상으로 자사 애플리케이션(앱) 마켓인 플레이스토어를 통해서만 앱을 출시하도록 강요했다는 혐의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주 구글에 원스토어 등 경쟁 앱 마켓 방해 혐의에 대한 심사보고서(검찰 공소장 격)를 발송했다. 구글은 이에 대한 의견을 4주 안에 공정위에 보내야 한다.
공정위는 구글이 게임사를 압박해 경쟁 앱마켓인 '원스토어' 등을 방해한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경쟁 앱마켓이 배제되면서 국내 기업들이 더 큰 수수료를 부담하게 된 것으로 보고있다.
공정위의 판단과 관련해 구글은 대해 갑질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구글 측은 이날 쿠키뉴스에 이메일을 통해 "어느 앱 마켓에 출시할지는 개발자의 선택이며 구글플레이는 이를 존중한다"며 "모든 개발자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계정을 등록해 앱을 배포할 수 있으며 구글플레이 개발자 배포 계약과 개발자 프로그램 정책을 준수하면, 어떠한 앱도 구글플레이를 통해 출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글플레이에 출시된 모든 앱과 게임은 다른 앱 마켓 출시 여부와 관계 없이 사용자가 확인하고 추천받을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국내 게임사들의 입장은 어땠을까. 2018년 이후 꾸준히 플레이스토어 압력행사 의혹과 함께 꾸준히 거론된 게임사에 "플레이스토어에 게임을 판매하도록 강요받은 적이 있나"고 물었다. 게임사 홍보 관계자는 "해당 이슈는 사업팀이 전담하고 있어서 저희 측에서 따로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서너개 회사에 추가적으로 연락을 진행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비슷했다.
이후 "게임사 직원의 입장에서 생각했을때 구글과 같은 대형 플랫폼의 눈치를 본다고 생각하는가"라고 질문을 바꿔 재차 문의했다.
머뭇거리던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회사의 입장이 아닌 개인적인 업계종사자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모바일 게임이 주류가 된 이상 업계에서 구글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며 "국민 열명 중 예닐곱이 플레이스토어에서 앱을 다운받는다"고 말했다.
모바일 데이터 분석 업체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지난해 9월 플레이 스토어의 국내 시장 점유율(거래액 기준)은 71.0%다. 이에 반해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합작해 설립한 원스토어는 18.4%에 불과하다.
이 관계자는 "'구글 피처드'라는 것이 있는데, 쉽게 말해 구글이 선정한 추천게임이다. 여기에 선정되면 플레이스토어 상단에 노출되는데 이것만 해도 홍보효과가 매우 크다. 구글 측에서는 좋은 게임을 선정한다고 하지만, 기준이 정해진 것이 없어 잡음이 생기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게임사 입장에서는 구글을 신경 쓸 수 밖에 없다"고 얘기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플레이스토어 인앱(IAP)결제 수수료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이제는 과금이 유저들에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상위 모바일 게임의 매출액도 어마어마하다"고 말했다. 이어 "인앱결제 하나에 30%의 수수료를 부과되는 건 좀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플레이스토어가 처음 한국에 들어올 당시에는 30% 수수료도 적절하다는 의견이 있었다"면서도 "당시와 지금은 게임사의 매출 규모가 달라졌는데, 어느정도의 기준의 변화는 필요해보인다"고 덧붙였다.
물론 관계자들이 구글에 대한 아쉬움만 드러낸 것은 아니다. 한 관계자는 "플레이스토어가 자리잡은 후 국내 게임업계의 글로벌 진출이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넥슨 '메이플스토리M', 넷마블 '일곱개의 대죄: GRAND CROSS', 컴투스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 등의 모바일게임은 해외유저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 관계자는 "콘텐츠 공급자인 게임사와 플랫폼 제공자인 구글은 동반자 관계일 수 밖에 없다. 동반자란 서로 동등한 입장에서 상생해야 하는 존재"라고 말한 뒤 잠시 침묵했다.
한숨을 크게 쉰 관계자는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덧붙였다. "구글은 갑질이 아니라고 말했죠? 게임사는 공식입장을 낼 수가 없어요."
sh04kh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