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속 보궐선거판 프레임… 코로나 vs 성추행

안갯속 보궐선거판 프레임… 코로나 vs 성추행

혼전 양상 서울시장 보궐선거… 차별화전략 승부수
민주당, 코로나 극복- 국면 전환에 집중
野 “박영선‧우상호, 박원순 성추행 입장 밝혀라”

기사승인 2021-01-28 05:00:02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박영선 전 장관(왼쪽)과 나경원 전 의원.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최기창 기자 =4.7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야의 전략이 사뭇 다르다는 분석이다. 여당은 코로나 극복을 전면에 내세우며 분위기 환기에 나섰다. 반면 야당은 진보 세력에서 발생한 성추행 사건을 집중 조명하는 등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의 공방이 치열하다.

더불어민주당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를 전면에 내세웠다. 문재인 정부가 꾸준하게 내세웠던 ‘K-방역’에 관한 자신감이 엿보인다는 평가다. 특히 비대면 문화 확대 속에서 생활 패러다임의 변화를 강조하는 것은 물론 코로나 극복을 위한 구체적인 지원책도 제시했다. 

여당 유력 후보인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은 26일 출마 선언을 통해 “코로나19는 서울 시민에게 고통스러운 일상을 안겨주고 있지만 이 어려움을 이겨내면 서울 시민의 삶이 바뀌는 대전환을 이룰 수 있다”며 코로나19 극복을 기점으로 대전환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도시 공간의 대전환, 경제의 대전환, 아이 돌봄과 교육의 대전환, 소외계층 생애 맞춤형 복지로 대전환해야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보다 지속가능한 미래로 갈 수 있다”고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자영업자의 폐업률이 늘고 있는 가운데 서울 황학동 주방거리에 중고 주방용품이 쌓여 있다. 사진=박태현 기자

경쟁자인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대책을 일찌감치 제시한 바 있다. 우 의원은 지난 22일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중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재난지원금 100만원을 일괄적으로 지원하겠다”며 “피해 정도에 따라 추가 검토할 수 있다. 서울시 차원에서도 여러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젠더 이슈를 전략으로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진보 세력에서 연이어 성추문이 발생한 것에 주목하며 이번 보궐선거가 여당의 성추행 사건으로 시작한 것임을 분명히 하는 모양새다. 특히 이에 관한 입장을 밝히라고 여당에 꾸준하게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 여성의원들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인권위원회가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을 공식 확인하자 더불어민주당이 때늦은 뒷북 사과에 나섰다. 이는 보궐선거를 의식한 보여주기식 사과에 불과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또한 “민주당의 두 후보가 박 전 시장의 뒤를 잇겠다며 보궐선거에 출마한 것 자체가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며 “성추행 사건에 대한 생각을 밝히고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나경원 전 의원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지난 26일 박 전 장관을 언급하며 “극렬 지지층의 반발이 두려워서 한 명의 여성을 향해 가해진 무참한 폭력을 애써 망각한 후보는 결코 시민의 삶과 인권을 보듬을 수 없다”고 했다. 

강은미 원내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종철 전 대표 성추행 사건으로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오른쪽은 심상정 의원. 사진=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여당 때리기에 나섰다. 안 대표는 지난 25일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뒤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전임 시장의 성추문 때문에 생긴 것”이라며 “양심이 있다면 이 문제에 관해 입장을 밝히고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김종철 전 정의당 대표가 소속 국회의원인 장혜영 의원을 성추행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국민의힘은 이를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흐름이다. 

나경원 전 의원은 “정의당이 성추행 사건을 대하는 태도와 대응 과정은 매우 적절했다. 당 대표라는 신분에도 불구하고 즉각적이고 체계적인 조사를 피할 수 없었으며 신속하게 엄중한 결정을 내렸다”고 평가했다.

이어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으로 낙인찍어 집단적 2차 가해를 저지른 민주당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다시 한번 이번 서울시장 선거의 중요성과 함의를 생각하게 된다”며 “인권과 진보를 외쳐온 이들의 이중성과 민낯을 더는 두고만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mobydic@kukinews.com
최기창 기자
mobydic@kukinews.com
최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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