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세체정(세계 최고의 정글러)’의 우디르는 다르다. 담원 게이밍 기아의 정글러 ‘캐니언’ 김건부가 인상적인 ‘우디르’ 플레이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담원 기아는 27일 온라인으로 열린 젠지e스포츠와의 ‘2020 리그 오브 레전드(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스플릿 경기에서 2대 1로 승리하며 한화생명e스포츠와 공동 1위에 자리했다.
우디르는 지난 20일 DRX의 정글러 ‘표식’ 홍창현의 손에 의해 첫 등장했다. 우디르가 LCK에 등장한 것은 1799일 만이다. 초반 정글링에 강한 강점을 갖고 있지만, 한계가 뚜렷해 솔로랭크와 대회 등에서 오랫동안 외면 받아온 챔피언이다.
첫 등장 후 우디르는 27일까지 총 3번 더 등장했다. 홍창현을 비롯해 T1의 ‘엘림’ 최엘림, 젠지의 ‘플로리스’ 성연준이 우디르를 선택했다. 하지만 홍창현이 우디르를 2번 꺼내 전부 이긴 반면, 최엘림과 성연준은 쓴맛을 봤다. 특히 성연준은 이날 담원 기아와의 경기에서 1대 0으로 앞선 2세트 우디르를 꺼냈다가 호되게 당했다.
이날 3세트 우디르를 꺼낸 김건부는 달랐다. 뛰어난 숙련도를 바탕으로 협곡을 휘젓고 다녔다. 우디르의 발이 닿는 곳마다 담원의 승전고가 울렸다.
우디르는 대미지는 약하지만 빠른 발을 가진 것이 강점이다. 특히 이동속도를 급격하게 올려주는 아이템 ‘터보화공탱크’를 장착하면 여간해선 추격을 뿌리치기 힘들다. 상대에게 달라붙은 우디르는 스킬 ‘곰 태세(E)’를 이용해 적을 기절시킨 뒤 멀찍이 떨어졌다가 다시 스킬을 돌리는 ‘아웃파이팅’ 방식의 전투를 즐긴다.
김건부가 이를 완벽히 해냈다. 상대에게 붙어 교전을 열고, 상대의 스킬은 유유히 회피했다. 무던한 성격과 외모로 인해 붙여진 그의 별명, ‘북극곰’이 떠오르는 플레이였다.
북극곰은 시속 30km의 속도로 100m를 12초에 달린다고 한다. 겁도 없이 달려오는 우디르가 상대에겐 거대한 맹수처럼 보였을 터다. 김건부는 우디르로 1킬 1데스 1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플레이 오브 더 게임(POG)’에 선정됐다.
김건부는 수훈 선수 인터뷰에서 “우디르를 솔로랭크에서도 몇 번 해봤고, 대회에서도 사용하기 좋다고 생각해서 꺼냈다”며 “정글링도, 이속도 빨라서 정말 재밌다”며 소감을 밝혔다.
한편 팀 동료 ‘쇼메이커’ 허수는 우디르에 대해 “바텀 메타에 적합한 챔피언이다. 정글링이 되게 빠른 챔피언이라 턴이 많이 남는 편인데, 라이너들이 필요하면 불러 쓸 수가 있다. 바텀은 한 명도 아니고 두 명이 서는 라인이라 정글러 위치에 민감하다. 바텀 동선을 쉽게 짜줄 수가 있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드에는 요즘 이동기가 없는 메이지 챔피언들이 많이 나오는데, 이들 상대로도 우디르가 굉장히 좋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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