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최기창 기자 =범야권 단일화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국민의힘 경선에 나선 예비후보들이 본격적인 레이스에 돌입했다. 특히 절반이 문재인 대통령 때리기에 나선 가운데 한쪽에서는 정권 비판 대신 자신의 장점만을 어필해 대조를 이뤘다.
국민의힘은 29일 서울 백범기념관 컨벤션홀에서 서울시장 후보 비전스토리텔링PT를 진행했다. 이번 행사는 ‘서울이 바뀌는 7분’을 주제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예비경선 후보자들이 각자의 공약‧이력‧비전 등을 소개했다.
후보자 절반의 주제는 ‘문재인 정권 심판론’이었다. 단순한 ‘대통령 때리기’는 물론 ‘검투사 시장’이라는 용어까지 등장했다.
포문을 연 인물은 이종구 전 의원이었다. 그는 20대 국회 산자위원장으로 월성1호기 감사청구를 이끌어냈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것이 탈원전 수사로 이어져 문 정권을 뒤흔드는 시발점이 됐다”고 자평했다.
아울러 종부세를 ‘나쁜 세금’이라고 정의한 뒤 “문 정부는 지금 중산층에게 세금을 엄청나게 때리고 있다. 기준을 높이거나 폐지하겠다”고 약속했다.서울 게임 체인저를 자처한 오신환 전 의원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자신이 문 정권의 실정을 심판할 용감한 시장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문 대통령 취임 이후 내 집 장만 기회를 빼앗긴 무주택 서민과 전세난민‧청년에게 주거사다리를 놓겠다”고 했다.
김선동 전 의원 역시 문 대통령 때리기에 함께했다. 그는 “문 정권이 공시지가를 마음대로 올려놓고 세금폭탄을 마구 때렸다”며 ‘65세 이상 1가구 1주택 종부세 면제’를 내세웠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한발 더 나아가 대통령과 싸우는 ‘검투사 시장’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김 교수는 “서초동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싸우고 있다면 서울시청에서는 내가 대통령과 당당하게 맞서겠다”며 “이번 서울시장선거는 문 정권을 심판하는 선거다. 국무회의에 참석해 그와 제대로 싸우겠다”고 주장했다.
반면 조은희‧나경원‧오세훈‧이승현 후보는 차분하게 자신의 장점을 언급해 대조를 이뤘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현직 자치단체장임을 어필하며 좋은 서울을 만들 수 있는 설계도를 이미 보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서초구에서 성공한 정책들을 서울시에 적용하겠다”며 ▲공유어린이집 프로젝트 ▲중소상공인 코로나 영업손실 보장 ▲부동산 햇볕정책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나경원 전 의원 역시 정권 비판보다 자신의 공약 소개에 더욱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나 의원은 코로나 위기를 언급하며 “6조 기금을 만들어 90조원의 초저리 장기대출로 자영업자‧소상공인‧예술인‧프리랜서‧특수고용근로자까지 120만 명의 숨통을 틔어 드리겠다. 경제가 다시 뛰게 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서울 교육대혁명 ▲여성안심인증주택제 ▲빈곤과의 전쟁 ▲베리 어 프리, 서울 등을 약속했다.
오세훈 전 시장은 ‘경험’을 내세웠다. 그는 “경륜과 미래가 합쳐져야 비전이 생긴다”며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빠른 주택공급 ▲보육과 교육 ▲스마트도시 건설 등을 언급했다.
이와 달리 예비후보 중 유일한 신인인 이승현 한국외국기업협회 명예회장은 ‘변화’를 외쳤다.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명언인 ‘처자식 빼고 다 바꾸자’를 언급하며 ‘삼성’ 출신의 새 인물임을 어필했다.
그는 “시민의 행복을 위한 세계 1등 도시를 만들겠다. 미래세대를 위해 보육과 교육을 서울시에서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재정건전성 확보 및 강남북 균형발전 등도 공약으로 내세웠다.
특히 “이기기 위해서는 변해야 한다. 새로운 공약만 냈다고 변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새 사람이 나왔을 때 비로소 변했다는 인상을 받는다. 새로운 사람 이승현이 반드시 이기겠다”고 강조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오늘 후보자들의 발표를 보니 각자 서울시장이 되기 위한 준비들을 철저하게 했다. 우리 당에서 후보로 결정되면 틀림없이 당선될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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