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최기창 기자 =헌정 역사상 처음으로 국회 문턱을 넘은 법관 탄핵소추안이 사법부에 대한 신뢰 문제로 심화되는 모양새다. 특히 이번 논란의 핵심인 녹취록에 사법부의 수장인 김명수 대법원장의 발언이 담겨 큰 파장이다. 특히 야당은 지도부가 직접 김 대법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권과 결탁한 대법원장의 탄핵거래에 대한 진상을 밝혀야 한다. 대법원장이 스스로 거취를 결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탄핵소추안의 당사자였던 임성근 부산고등법원 부장판사 측은 지난해 5월 김 대법원장이 탄핵을 염두에 두고 임 부장판사의 사표 수리를 거부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담은 녹취록을 지난 4일 오전 공개한 바 있다. 

해당 녹취록에 따르면 김 대법원장은 “툭 까놓고 얘기하면 지금 탄핵하자고 하는데 내가 사표를 수리하면 국회에서 무슨 얘기를 들을지 모른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김 위원장은 그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오히려 대법원장이 사법부의 중립을 스스로 깨뜨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민주주의의 마지막 보루인 사법부가 무너지고 있다. 사법부 수장이 자신이 정치적으로 비난받는 것이 두려워 사표 수리를 거부하며 후배 판사를 탄핵 제물로 내놓았다”고 비판했다. 

또한 “김 대법원장이 정치적 외풍을 막는 울타리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다고 생각하느냐”며 ‘거짓말 대법원장‧피노키오 대법원장’이라고 비난했다. 

더불어 “국민 눈높이 재판을 운운하며 후배 법관에게 여론 재판을 강요했다. 국가적 재앙이다.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이날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김 대법원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주 원내대표는 “어제의 탄핵은 절차‧내용‧요건을 전혀 갖추지 못했다. 판사를 길들이기 위한 탄핵”으로 규정했다. 

또한 “이런 대법원장을 두고 있다는 것이 부끄러워 견딜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과 거래해서 탄핵으로 밀어 넣었다. 조속히 사퇴하는 것이 그나마 남은 명예 지키는 일”이라고 일갈했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직접 행동에 나섰다. 김기현 의원을 주축으로 김도읍‧장제원‧유상범‧김웅‧전주혜 의원이 탄핵거래 진상조사단을 꾸렸다. 이들은 5일 항의를 위해 대법원을 방문했다.

다만 이들은 뜻을 이루지는 못했다. 전주혜 의원은 “인간차단벽에 쇠사슬까지 채워놓고 막았다. 대법원장은 무엇이 두려워 국민의 대표를 피하느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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