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미국 빌보드에 따르면 최근 훌루 등을 통해 다큐멘터리 ‘프레이밍 브리트니 스피어스’(Framing Britney Spears)가 공개된 뒤, 트위터에서 해시태그 ‘프리 브리트니’(#FreeBritney)를 인용한 트윗이 22만 건 이상 게재됐다.
앞서 ‘프레이밍 브리트니 스피어스’를 통해 제이미 스피어스와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후견인 해제 여부를 두고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이 재조명되면서, 온라인을 중심으로 ‘프리 브리트니’ 운동에 다시 불이 붙은 것이다.
‘프리 브리트니’는 2009년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팬사이트에서 시작된 운동이다. 2008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법원이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정신적 불안정을 이유로 제이미 스피어스를 그의 법정 후견인으로 지정하자, 팬들은 브리트니 스피어스에게 후견인은 필요하지 않으며 그 자신도 법적 구속력을 벗어나고 싶어 한다며 ‘프리 브리트니’ 운동을 벌였다.
이전에는 일부 팬들이 나서 캠페인을 벌이는 정도였지만, 최근에는 SNS를 중심으로 브리트니를 아버지로부터 해방해야 한다는 주장이 급속도로 번지는 추세다.
NBC뉴스는 12일 낸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후견인 공방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신성시되는 욕구를 반영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프리 브리트니’는 여러 사람들로 구성된 글로벌 운동으로 변모했다”고 봤다. “여성, 퀴어, 트랜스젠더, 장애인 등 우리 사회에서 자유를 보장받지 못했던 사람들이 브리트니 스피어스를 후견인으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한 노력으로 한 데 뭉쳤다”는 분석이다.
브리트니 스피어스를 조명하던 언론의 여성혐오적인 논조도 도마 위에 올랐다.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최고 전성기를 누리던 2000년대 수십 명의 파파라치에 의해 사생활을 침해당했고, 기성 언론들 역시 그에게 성차별적인 질문을 던지거나 자극적인 제목을 단 기사를 내보냈다. 이혼과 재활원 입원 등을 겪으며 극도로 불안정한 상태였던 모습도 여과 없이 보도됐다.
디 애틀랜틱은 ‘우리가 브리트니 스피어스에게 그토록 잔인한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사람들은 여성, 특히나 아름답고 유명한 여성이 대중 앞에서 무너지는 광경을 즐겼다. 대외적인 이미지의 일부로 섹시함을 내세운 여성들은 ‘쓰레기’로 축약됐다”고 지적했다.
뉴욕 타임즈 역시 US위클리, 피플 매거진 등이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개인사를 표지로 내세워 잠재적인 구매자를 유혹했다고 비판했다. 또 “일부는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고통을 소재로 농담을 하거나 성차별적인 방식으로 그를 인터뷰한 사람들에게 직접적인 사과를 요청하고 있다”면서 “이런 요구는 SNS에서 ‘브리트니에게 사과하라’(Apologize to Britney)’라는 문구로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큐멘터리 공개 이후 대중의 비판에 직면한 일부 매체는 브리트니에게 사과하기도 했다.
여성지 글래머는 최근 소셜미디어에 “브리트니에게 일어난 일은 우리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그에게 미안하다”는 글을 올렸다.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그의 가족을 두고 부적절한 농담을 했던 유명인들도 수습에 나섰다. 미국 블로거 겸 방송인 페레스 힐튼은 팟캐스트 방송 도중 “브리트니에게 미안하다. 내 말과 행동은 잘못됐다”며 “브리트니에게 공개적으로 그리고 개인적으로 사과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방송인 실버맨 역시 최근 팟캐스트 방송에서 “브리트니에게 상처를 줘서 미안하다”며 “나는 내가 한 말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10대 시절 남자친구였던 팝 가수 저스틴 팀버레이크도 과거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사생활을 언급하며 모욕을 준 데 대해 사과했다. 그는 13일 SNS를 통해 “브리트니에게 미안하다”며 “나는 백인 남성들에게 유리한 팝 음악 업계의 수혜자”라고 말했다.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