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가 고급 술인 이유는 단지 가격 때문일까. 위스키에 대한 자세한 이해를 위해 최근 스카치 위스키 브랜드 ‘발렌타인’이 발을 벗고 나섰다. 발렌타인은 서울 최대 백화점 서울 여의도의 ‘더현대 서울’에 팝업 스토어를 열고 제조부터 종류까지 위스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위스키 기초상식 쌓기
지난 2일 방문한 더현대 서울 발렌타인 팝업스토어에서는 위스키 기초상식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위스키는 천연수, 효모, 곡식 등으로 만들어지는 술이다. 생산 국가에 따라 ▲스카치 위스키(스코틀랜드) ▲아이리시 위스키(아일랜드) ▲아메리칸 위스키(미국) ▲캐나디안 위스키(캐나다) ▲재팬 위스키 등으로 구분된다.
이 중에서도 스카치 위스키는 까다롭게 제작되기로 유명하다. 700리터보다 작은 오크통에서 최소 3년간 스코틀랜드에서 숙성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스카치 위스키 이 외 숙성기한 규정을 둔 국가는 없다.
스카치 위스키는 재료에 따라 구분하기도 한다. 물, 보리, 효모로만 제작하면 ‘몰트 위스키’로 불린다. 여러 증류소에서 생산한 몰트 위스키는 섞어 판매된다. 그러나 하나의 증류소에서 나온 몰트 위스키로만 제품이 생산된 경우, ‘싱글 몰트 위스키’라고 따로 명명된다.
물, 곡류, 효모로 만드는 ‘그레인 위스키’도 있다. 몰트와 그레인을 섞어 만든 위스키는 ‘블렌디드 위스키’라 부른다.
◇위스키 어떻게 만들어지나?
위스키는 크게 8가지 과정으로 제작된다. ▲몰트(맥아) 제조 ▲제분 ▲당화 ▲발효 ▲증류 ▲숙성 ▲블렌딩 등이다.
싹을 틔워 발아한 상태의 보리를 몰트(맥아)라고 한다. 일정 시간마다 물에서 뒤집어 발아시키는 과정에서 발생한 효소는 당분을 만들어 낸다. 충분히 당분이 발생하면 건조해 발아를 멈춘다.
건조된 몰트를 잘게 부순 뒤 뜨거운 물과 섞는다. 이 과정에서 맥아 전분이 걸쭉해지면서 맥아즙으로 변한다. 냉각된 맥아즙에 효모를 섞어 발효하면 알코올 7~8도 발생하는데, 맥주와 유사한 상태가 된다.
발효가 끝난 뒤 증류를 통해 위스키를 만든다. 증류로 추출한 위스키는 오크통으로 들어가 숙성을 거친다.
숙성하면서 위스키는 조금씩 증발하는데 이를 ‘엔젤스 쉐어’라고 부른다. 천사가 너무 맛있어서 훔쳐 간다는 데에서 유래된 말이다.
기후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평균 매년 2%씩 증발한다고 알려졌다. 한 오크통에서 위스키를 30년간 숙성한 경우 60%가 증발하는데, 고연산 위스키가 높은 가격에 판매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숙성을 거친 위스키는 적절한 배합을 통해 시중에 판매된다.
◇발렌타인 위스키 구분은 어떻게?
이번 더현대 서울 발렌타인 팝업스토어에는 5가지 제품이 준비돼 있다. ▲싱글 몰트 글렌버기 12년 ▲싱글 몰트 글렌버기 15년 ▲싱글 몰트 글렌버기 18년 ▲싱글 몰트 밀튼더프 15년 ▲싱글몰트 글렌토커스 15년 등이다.
글렌버기, 밀튼더프, 글렌토커스는 발렌타인 위스키를 제작하는 증류소 이름이다. 증류소는 각각의 제조 비법으로 최상의 맛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발렌타인과 함께 200여년 전통을 자랑하는 글렌버기 증류소의 특기는 ‘과일의 부드러운 풍미 구현하기’다. 글렌버기는 12년산에서 바닐라의 부드러운 풍비, 토피 애플의 달콤함, 스윗한 헤이즐넛향을 구현했다. 15년에서는 벌꿀의 달콤한 향을 담아냈다. 붉은 사과, 서양배의 향긋함도 매력 포인트 중 하나다. 18년에서는 달콤한 오렌지, 레드베리 등의 풍미를 만들어냈다.
밀튼더프 증류소의 장점은 꽃향기다. 화사한 꽃향기에 오렌지 과즙의 달콤함이 은은하게 퍼진다. 글렌토커스 증류소는 상큼하면서도 라즈베리의 달콤한 향을 잘 잡아냈다.
◇재미있는 스카치 위스키 상식
이번 발렌타인 팝업스토어에서는 재미있는 위스키 상식도 접할 수 있다.
-연산은 가장 어린 원액으로 표기?
앞서 소비자들은 예전부터 흔히 ‘위스키 oo년산’이라는 용어를 사용해왔다. 하지만 이는 틀린 표현이라고 발렌타인 측은 설명했다. 위스키 연산 표기는 가장 어린 원액을 기준으로 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발렌타인 싱글 몰트 12년에는 최소 12년된 재료가 사용된다. 이같은 이유로 위스키 업계에서는 ‘연산’ 표기를 지양하고 있다.
-병입되는 순간 숙성은 정지
위스키를 오래 보관하면 그동안 더 발효한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도 많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위스키는 병입되는 순간 더이상 숙성하지 않는다.
주량이 약한 소비자는 가볍게 위스키를 즐기는 방법에 대해서도 팁을 얻어 갈 수 있다. 현장에서 발렌타인 관계자는 “처음으로 위스키를 접하는 소비자 중 높은 도수를 부담스러워하는 분들이 많은데 위스키와 일대일 비율로 생수를 섞어 마시면 도수는 낮고 향은 그대로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관계자는 “향을 잘 느끼기 위해서는 안주를 섭취하기 전에 먼저 위스키를 섭취하는 것이 향을 느끼는 데에 더 좋다”며 “음식 맛으로 위스키 맛을 헤치지 않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더현대 서울 발렌타인 팝업스토어는 지하 2층에 위치해 있다. 오는 21일까지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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