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쏜 LH특검… 정치권 내 합의, ‘불발’

박영선 쏜 LH특검… 정치권 내 합의, ‘불발’

민주당 “신뢰를 위한 특검 수용 가능” vs 국힘 “시간끓기 의도 뻔해”

기사승인 2021-03-12 14:51:14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내부정보를 활용해 부동산투기를 해왔던 정황이 드러나며 사태가 전방위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국회의원 전수조사에 이어 특별검찰까지 등장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12일 서울 종로구 안국빌딩 선거캠프에서 개최한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어제 정부 합동조사단 조사 결과, 투기 의심사례가 추가로 확인됐다. 참담하다. 그래도 시민들이 신뢰하지 않는다. 특검을 정식으로 건의한다”고 했다.

공직을 이용한 부당이득은 반드시 몰수하고, 과거부터 사회 관행처럼 이어온 투기의 고리는 이번 기회에 완전히 절연해야한다는 의도다. 그는 “단호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반드시 끊어내야 한다. 그리고 혁신해야 한다”고 요구의 강도를 높였다.

이어 특검 대상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결정할 일. 근데 저는 시민들이 의심하지 않는 범위를 정해야 한다. 지금 시민들은 아무리 조사를 해도 ‘저거뿐일까 또 있을 것’ 믿지 않는다. 시민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조사와 수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태년 민주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박 후보의 특검요구를 사실상 수용했다. 그는 “특검을 통해 더 강화된 조사와 수사가 이뤄지고 정말로 한 점 의혹 없이 다 밝혀 국민들이 신뢰를 더 많이 할 수 있다면 특검 수용하고 야당과 즉시 협의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기본적으로 공직자나 공공기관 임직원이 내부정보를 이용해 사익을 편취하는 것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며 정부 합동수사본부에서 진행하는 관련기관 조사와 병행해 차명거래와 부동산 투기사범 발본색원 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와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2일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LH특검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특검이 시작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민의힘은 수용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박 후보의 특검요구가 ‘시간끌기’라고 판단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시간 끌기 의도가 있다고 본다”면서 “특검 발족에만 몇 달이 걸린다. 우선 가용한 수단을 모두 하고 그것이 부족하면 특검을 해야지, 특검하자고 시간 끌기를 하는 건 맞지 않는다”고 특검제안 의도를 의심했다. 

배준영 대변인도 박 후보의 제안이 알려진 직후 구두논평을 통해 “외견상 ‘독야청청’ 콘셉트”라며 “문재인 정부의 검찰이 뻔히 있는데, 문재인 정부의 감사원이 있는데, 왜 특별검찰을 하나. 왜 빠른 길인 ‘검찰’ 수사를 두고 ‘특검’으로 돌아가려 하냐”고 비꼬았다.

아울러 “박 후보가 주장하고 민주당이 응답한 특검은 지난한 절차가 있다”며 특별검사 후보추천위 구성 후 후보 추천, 대통령 임명, 임명 후 20일 간의 준비기간 등을 거쳐서야 수사가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시간끌기용 ‘특검 쇼’를 벌이며 코앞의 4.7 선거를 어떻게든 이겨보겠다는 여당 후보의 눈물 나는 꼼수가 아닌지 따져볼 노릇”이라고 혹평했다.

그리고 이 같은 기류는 이날 오전 이뤄진 민주당과 국민의힘 원내대표 회동에서도 이어졌고, 특검 합의는 사실상 불발됐다. 배현진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특검과 (토지거래) 전수조사를 수용하자는 입장”이라면서도 “민주당부터 하자는 의견을 민주당이 용기 있게 받아줬으면 한다”고 회동 결과를 전했다.

한편 특검을 제안한 박영선 후보는 “이건 못할 이유가 없다. 특검을 통해서 사실을 밝혀내고 절연하고 가지 않으면 더 이상 서울과 대한민국이 글로벌 사회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힘들다고 보고 있다. 지금이 절호의 기회”라고 거듭 특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야당을 향해 “특검 준비시간이 얼마 안 걸린다. 바로 처리하면 된다. 시간을 끄는 사람은 오히려 누군지 밝혀내야한다”고 받아치며 “빨리 해야 된다. 개인정보 공유제출하니 안하니 이런 여려가지 시간끌기 해선 안 된다. 특검을 통해 깨끗하게 이 문제를 해결하는게 좋다”고 덧붙였다.

oz@kukinews.com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오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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