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로는 현재 박영선(더불어민주당), 김진애(열린민주당), 신지혜(기본소득당), 오세훈(국민의힘), 안철수(국민의당) 등 19명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당내 경선이나 단일화가 1차로 이뤄진 결과다. 그렇지만 이마저도 확정은 아니다.
여권 내에선 박 후보와 김 후보가, 야권에선 국민의힘 오 후보와 국민의당 안 후보가 단일화를 논의 중이다. 이에 쿠키뉴스가 우선 서울시장 주요후보로 꼽히는 박 후보와 오 후보, 안 후보의 정책과 공약을 비교하고 전문가들을 통해 실현가능성에 대해 들어봤다.
◇ 박영선 ‘21분 서울’ vs 오세훈 ‘규제 완화’ vs 안철수 ‘민간 주도’
민주당 박영선 후보는 앞선 우상호 예비후보와의 당내 경선에서 ‘21분 콤팩트 도시 대전환’과 ‘5년 내 공공주택 30만 가구 공급’을 공약했다. 서울시를 인구 50만명 단위의 21개 다핵(중심지)으로 나누고 21분 이내에 직장·교육·쇼핑·여가 등 모든 생활이 가능하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강북에 있는 30년 이상 된 낡은 공공임대주택 등을 공공주도로 재개발해 30만호를 평당 1000만원의 ‘반값’ 아파트로 제공하겠다고 했다. 토지는 국가나 행정기관이 소유하고 주택만 분양하는 방식으로 분양가를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공식적이지는 않지만 인터뷰, 토론 등을 통해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하고 용적률을 높여 공공임대 등을 늘리는 방안도 언급했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5년간 36만호를 신속하게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재건축과 재개발 활성화, 뉴타운 정상화를 통해 18만5000호, 민간이 토지를 공급하고 공공이 주택을 건설해 이익을 공유하는 ‘상생주택’ 7만호, 도심형 타운하우스인 모아주택 3만호, 서울시가 계획 중인 7만5000호를 포함한 공급규모다.
여기에 제2종 일반주거지역의 7층 이하 규제를 개선하고, 20~30대에게는 셰어하우스, 30~50대에게는 장기 무주택자 청약 특별공급, 50~60대에게는 공동생활이 가능한 클러스터형 주택 공급 등 세대별 맞춤대책도 내놨다. 비강남권 지하철과 국철 구간 일부를 지하화해 지역 거점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도 전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민간주도 공급에 방점을 찍었다. 재개발 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활성화하고, 그린벨트를 포함한 유휴부지를 활용해 청년임대주택 10만호 등 세대별 주거방식과 요구에 맞춘 공급형태를 통해 총 74만6000호를 향후 5년 이내에 만들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나아가 무주택 실소유자의 내 집 마련을 돕기 위해 규제지역이라도 총부채상환비율(DTI),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등 대출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청년층이 내 집 마련을 앞당길 수 있도록 세대별 쿼터제도를 도입하는 등 청약제도를 개선하는 방안도 내놨다. 청년의 월세부담을 없애기 위한 주택바우처나 보증금 프리제도 도입도 공언했다.
◇ 전문가들, ‘21분 서울’엔 “가능성 없다” 일축… 여타 공약에도 ‘갸웃’
이를 두고 한 서울시민은 “솔직히 다 실현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믿지도 않는다. 그저 속아주며 얼마나 고민하고 구체적인지, 일부나마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가늠할 뿐”이라고 했다. 내놓은 공약을 모두 지킬 수 있으면 최상이지만, 지키지 못하더라고 깊이 고민하고 구체적인 계획과 현실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다면 뽑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과연 시민의 바람처럼 실현가능하고 이뤄질 수 있는 구체적인 구상인지, 임기 1년의 보궐시장이 된 후 공언한 주택공급대책 등 부동산 정책을 얼마나 달성할 수 있을지 등이다. 이를 두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불가능에 가깝다”와 같은 답변을 공통되게 내놨다.
당장 1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공약한 주택공급물량을 실현할 기틀조차 잡기 어렵다는 것이 대부분 전문가들의 풀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주택공급은 5년, 10년 이상이 걸리는 장기계획”이라며 “박 후보의 21분 서울이나, 오 후보의 상생주택 등은 서울시조례나 도시계획 자체를 변경해야하는 수준이라 현실적으로 방향만 제시하는 수준에서 그칠 수 있다”고 했다.
심지어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야당이 실현가능성 측면에서 좀 더 적극적이다. 그리고 주택공급까지 가는 것이 아니라 기반을 만드는 것까지인 것 같다. 반면 여당은 수직정원부터가 말은 되지만 (실현이) 안 된다. 21분 서울 계획도 강남역부터 삼성역까지 출퇴근하는 모든 사람들의 집이 반경 2㎞ 내에 있어야 한다. 되겠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야당 후보들의 공약에 손을 들어주지도 않았다. 권 교수는 “오세훈 후보의 36만호 중 기존 정부정책의 18만호가 포함돼 있다. 더구나 규제완화가 서울시장 권한을 벗어나는 경우도 많고, 상생주택이나 모아주택 등 소규모 주택공급의 경우 이미 진행하고 있는 사업이고 그걸로는 물량이 많이 늘지 않는다”고 했다.
안철수 후보의 74만6000호 공급계획에 대해서는 “정부가 발표한 2·4대책에 포함된 역세권 개발이나 재건축·재개발 등을 통한 주택공급에 다 포함된 내용이다. 그저 용적률을 높이고 사업주체가 민간이라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나마 청도부지나 기지창 등을 활용하겠다는 점은 실현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편 부동산 전문가인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솔직히 1년 동안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이런 공약을 실현하겠다는 생각의 바탕에는 재선, 3선을 염두에 둔 것”이라며 “그게 아니라면 처음부터 그럴듯한 미사여구로 현혹하는 것과 뭐가 다르겠냐”고 말했다. 이어 “과연 예산도 많이 들고 시간도 긴 주택공급 공약을 얼마나 실현할 수 있을지 1년 후가 기대된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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