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음악 전문 매체 빌보드는 이날 “방탄소년단은 그래미상을 놓쳤지만, 팬들은 아낌없는 애정을 쏟아내고 있다”며 팬들의 SNS 글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팬들은 SNS에 “BTS가 그래미를 잃은 게 아니다. 그래미가 방탄소년단을 잃었다” “방탄소년단에게 그래미가 필요한 게 아니라, 그래미에 방탄소년단이 필요하다” “작년엔 게스트, 올해는 후보, 내년엔 수상” 등의 글을 남기며 방탄소년단을 응원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이날 ‘방탄소년단은 그래미상을 받지 못했고, K팝 팬들은 불쾌했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레인 온 미’의 수상에 놀라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만약 방탄소년단이 수상했다면 K팝에 큰 성취로 남았을 것이다. 많은 팬들은 왜 방탄소년단이 올해 그래미에서 주요 부문 후보로 오르지 못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포스트는 일부 아미(방탄소년단 팬클럽)의 반발에 주목했다. 매체는 “팬들은 ‘다이너마이트’가 ‘레인 온 미’에 밀리자, ‘거짓말’이라고 외쳤다”며 “또한 그래미 선정 위원을 향한 불만을 표출하기 위해서 ‘#스캐미스’(#Scammys·사기 그래미)를 인기 해시태그로 만들었다”고 전했다. AFP 통신은 “방탄소년단의 수상 불발은 아시안 팝 뮤직의 역사적인 승리에 대한 희망을 꺾었다”고 썼다.
그래미가 비서구권 가수에게 더욱 열린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포브스는 최근 ‘방탄소년단의 그래미 후보 지명은 거대한 이정표였으나, 그래미는 여전히 K팝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그래미가 비영어권 가수나 음반에 여전히 배타적이라고 비판했다. 매체는 “방탄소년단의 ‘맵 오브 더 솔’ 음반은 어떤 부문에서도 후보로 지명되지 않았고, 블랙핑크와 슈퍼엠도 ‘베스트 뉴 아티스트’ 후보로 오르지 못했다”며 “레코딩 아카데미는 영어 이외의 언어로 만들어진 음악을 더욱 진지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타임지는 ‘방탄소년단의 공연이 그래미의 미래를 위해 중요한 이유’라는 기사에서 “방탄소년단의 공연은 (그래미가) 비서구권 음악을 더욱 존중하기 위해 필요한 변화의 일부”라고 짚었다. 이어 방탄소년단의 이번 단독 무대가 그래미의 다양성을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서 “어쩌면 다음번에는 방탄소년단이 한국어 노래로 무대를 꾸밀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수상 불발’보다는 ‘첫 후보 지명’과 ‘단독 무대’에 의미를 뒀다.
리더 RM은 시상식이 끝난 뒤 진행한 브이라이브 방송에서 “기사엔 ‘수상 불발’이라고 쓰였지만, 처음으로 (그래미에) 노미네이트됐고, 단독 무대도 했다”며 “긍정적으로 보자”고 팬들을 다독였다. 다른 멤버들도 “그래미를 주제로 브이라이브에서 방송하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정국), “그래도 무대를 했다”(뷔) “내년에 직접 (미국에 가서) 받자”(제이홉)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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