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고구말] 2주째 이어진 ‘윤석열 효과’… “그래서 출마를 한다고?”

[여의도 고구말] 2주째 이어진 ‘윤석열 효과’… “그래서 출마를 한다고?”

기사승인 2021-03-16 06:00:10

‘여의도 고구말’은 국회가 있는 여의도와 고구마, 말의 합성어로 답답한 현실 정치를 풀어보려는 코너입니다. 이를 통해 정치인들이 매일 내뱉는 말을 여과없이 소개하고 발언 속에 담긴 의미를 독자와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시민들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동 검찰청 앞 인도에 놓인 '윤석열 화환 행렬' 옆으로 지나가고 있다. 박태현 기자

[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3월 4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사의를 표명하며 정치권에 충격파를 던진 지 약 2주가 지났다. 잇단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고 지지율이 30%를 돌파하는 등 ‘윤석열 신드롬’이 정치권을 휩쓸고 있다. 

사퇴 후 첫 발언은 ‘검찰개혁 제동’이 아닌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사태’였다. 윤 전 총장은 검찰 조사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정권을 직접 겨눈 강경 발언을 연일 이어갔다. ‘거대 잠룡’의 등판에 정치권에도 윤 전 총장을 둘러싼 여러 가지 ‘설’이 떠돌고 있다. 제3지대 출마설, 배후설, 계룡산 출마설 등 정치권을 달군 그의 풍문에 대해 짚어본다.

‘계룡산 출마설’ ‘000 배후설’ 회자되지만… “4월 재보궐 전까지 관망”

‘계룡산 출마설’은 윤 전 총장이 대선 출마를 위해 계룡산을 찾는다는 이야기다. 그의 아버지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충남사람인 만큼 충청도를 기반으로 정치적 행보를 시작한다는 것. 

이러한 ‘충청 대망론’은 야권 충청의원들이 힘을 보태고 있다. 5선 의원인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충남 공주)은 윤 전 총장을 ‘고향 친구’라고 부르며 대권 도전에 불을 지피고 있다. 같은 당 이명수 의원은 “충청의 정서를 대변하는 분위기와 연계해서 잘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의사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함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서민 단국대 교수 등 ‘조국 흑서’ 공동저자들이 윤 전 총장을 측면지원할 계획이라는 카더라도 언급됐다. 진 전 교수는 해당 보도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내 계획은 여행 가는 것밖에 없다. 한 일주일 제주도에 가고 싶다”고 글을 올리며 지원설에 선을 그었다.

정치권에서 윤 전 총장의 출마는 기정사실로 된 분위기다. LH 투기사태 맹공에 나선 윤 전 의원이 소셜미디어(SNS) 개설을 통해 ‘메시지 정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다만 윤 전 총장의 지인들은 언론을 통해 “공보 활동의 필요성이 있는지 의문이고 특별히 준비해둔 것도 없다”고 일축했다.

확인되지 않은 ‘설’들이 회자되자 윤 전 총장의 법률대리인 손경식 변호사가 직접 입장정리에 나섰다. 손 변호사는 10일 입장문을 통해 “윤 전 총장은 현재로서 3~4월 중 강연이나 외부활동 등 특별한 활동을 할 계획이 없다”며 “모든 일이 갑작스럽게 일어난 상황이므로 우선 정돈을 하고 소송 마무리 문제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사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박태현 기자

오세훈·안철수, 윤석열에게 잇단 러브콜

윤 전 총장의 등장에 야권 서울시장 후보들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제3지대 동맹’을,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협력 가능성’을 내비치며 윤 전 총장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를 두고 두 후보가 윤 전 총장의 ‘반문재인’ 이미지를 선거에 활용하고 재보선 이후 야권 개편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사전포석에 나섰다는 해석도 나왔다.

안 후보는 윤 전 총장을 향한 러브콜을 가장 적극적으로 보내고 있다. 지난 11일 윤 전 총장을 비례대표로 영입하려고 했던 5년 전 일화를 소개하며 “야권에 속한 분이시고 정권교체에 도움이 되는 큰 역할을 하시면 좋겠다”고 구애했다. 

야권 개편에 대한 의견도 냈다. 안 후보는 “윤 전 총장을 포함한 더 큰 통합”에 대해 언급하며 “더 큰 2번을 반드시 만들어내겠다. 중도를 포함한 야권의 영역과 신뢰를 획기적으로 확장해 정권교체 기반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구애에 오 후보 측은 견제에 나섰다. 오 후보는 15일 “만약 안 후보로 단일화가 되고 거기에 더해 당 외곽 유력 대권 주자(윤 전 총장)가 결합하게 되면 내년 대선은 야권이 분열된 상황에서 치러지는 최악의 대선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이딴 식으로 사람 한번 만나고 자기 이익을 위해 마음대로 정치적 메시지에 소모해 버리면 누구와 식사하고 누구를 영입할 수 있겠습니까. 윤석열마저도 소모품으로 쓰려고 하는데”라며 “원래 정치하면서 제일 황당한 부류가 서로 통상적으로 나눈 인사나 연락을 정치적으로 써먹는 부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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