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초’ 국내 제약업계, 여성 임원 0명·임금격차 3300만원 기업도

‘남초’ 국내 제약업계, 여성 임원 0명·임금격차 3300만원 기업도

기사승인 2021-03-26 03:00:03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근속년수 0.1년=1.2개월, 소수점 첫째자리 이하 버림)

[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국내 제약업계의 ‘남초’ 현상이 지난해에도 여전했다. 주요 기업의 임직원 성비는 남성이 압도적 다수였다. 여성 근로자는 남성보다 적은 임금을 받았으며, 일찍 직장을 떠났다.

쿠키뉴스는 지난해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상위 8개 제약·바이오 기업의 2020년도 사업보고서를 분석, 여성 대표성·여성 고용·성별 임금 격차 현황을 파악했다. 분석 대상 기업은 ▲셀트리온 ▲유한양행 ▲GC녹십자 ▲종근당 ▲광동제약 ▲삼성바이오로직스 ▲한미약품 ▲대웅제약 등이다.

지난해 국내 제약업계는 여성 임원 가뭄이었다. 지난해 12월 기준 8개 기업의 임원은 등기·미등기이사와 사내·사외이사를 모두 포함해 총 221명이었다. 이 중 여성은 31명으로 전체의 14%에 불과했다. 특히 대웅제약은 임원 6명이 전원 남성이었다.

정규직 근로자는 남성이 여성의 두배 이상 많았다. 8개 기업의 정규직 근로자 총 1만5518명 가운데 남성은 1만828명, 여성은 4690명으로 집계됐다. 정규직 근로자의 70%가 남성인 셈이다. 정규직 근로자의 성비 격차가 가장 큰 광동제약은 전체 정규직 근로자 1006명 중 남성이 824명으로 81.9%를 차지했다.

계약직 근로자 역시 남성이 많았지만, 정규직에 비해 성비 격차의 폭이 작았다. 8개 기업의 계약직 근로자는 총 499명이었으며 남성이 276명으로 55.3%를 차지했다. 일부 기업은 정규직 근로자 성비와 대조적으로, 계약직 근로자는 여성이 더 많았다. 셀트리온은 계약직 근로자 117명 중 남성이 36명, 여성이 81명이었다. 종근당은 계약직 근로자 7명 중 남성이 3명, 여성이 4명이었다. 광동제약 역시 15명의 계약직 근로자 가운데 남성은 6명 여성은 9명이었다. 대웅제약도 계약직 근로자 26명 중 남성은 11명, 여성은 15명이었다.

여성 근로자는 남성보다 빨리 직장을 나왔다. 8개 기업 근로자의 평균 근속연수는 정규직과 계약직을 모두 포함해 남성이 7.9년, 여성이 6.5년이었다. 여성과 남성의 근속연수 차이가 가장 크게 벌어진 기업은 유한양행이었다. 유한양행에서는 남성 근로자가 13년2개월(13.1년), 여성 근로자가 9년4개월(9.3년) 동안 자리를 지켰다. 여성이 남성보다 3.8년가량 일찍 퇴사한 셈이다.

성별에 따른 임금 격차도 컸다. 지난해 제약업계 여성 근로자는 남성보다 1779만원 덜 벌었다. 8개 기업의 정규직, 계약직 근로자를 모두 포함해 산출한 1인당 연봉 평균 액수는 남성이 7858만원, 여성이 6079만원이었다. 남성이 1년 만에 벌어들인 금액을 여성은 1년3개월 만에 벌 수 있는 수준이다. 성별에 따른 임금 격차가 가장 큰 기업은 유한양행이었다. 지난해 유한양행의 근로자 1인 평균 임금은 남성이 9800만원, 여성이 6500만원으로 3300만원 차이였다. 여성이 약 1년6개월을 일해야 남성의 1년 연봉을 벌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castleowner@kukinews.com
한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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