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결혼 30주년 기념 휴가라더니… 선거지원 부산行?

이재명, 결혼 30주년 기념 휴가라더니… 선거지원 부산行?

아내를 향한 애정 과시한 글 남기고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 사무실 찾아

기사승인 2021-03-31 18:39:24
이재명 경기도지사(오른쪽)가 31일 하루의 휴가를 쓰고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 후원회사무실 개소식에 참석해 김 후보와 손을 맞잡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범여권 대권주자 1위 후보로 꼽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휴가일정을 두고 뒷말이 나왔다. 겉으로는 정치인의 부인으로 어려움을 겪어온 아내를 위해 휴가를 쓴다는 글을 남기고는 정작 부산시장 보궐선거 지원유세에 나섰기 때문이다.

앞서 이 지사는 31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벌써 30년’이라는 제목의 글을 남겼다. 글에서 이 지사는 “아내를 만나 한 살림을 시작한 지 어언 30년이 됐다”면서 “결혼 30주년 맞이로 오랜만에 오늘 하루 휴가를 냈다”고 밝혔다.

이어 “저의 정치 때문에 예정에 없던 고생을 하는 아내에게 언제나 미안했다”며 “도정이 바쁘지만 오늘 하루는 이해해주실 것으로 믿는다”는 양해의 말도 함께 전했다.

하지만 곧 이날 휴가의 목적이 아내를 위한 시간이 아니었음이 드러났다. 이 지사가 이후 모습을 드러낸 곳은 부산 중구의 한 건물 1층이었다. 이곳은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 후원회사무소 개소식이 열리는 장소였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31일 결혼 30주년을 기념해 하루의 휴가를 낸다고 밝혔다. 사진=이 지사 페이스북 게시판

여기에서 이 지사는 김 후보를 비롯해 김태년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등 중앙당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들과 김경수 경남도지사, 송철호 울산시장 등과 손을 맞잡으며 인사를 나눴다. 

다만 공직선거법에 따라 인사말 등의 정치적 발언을 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후원회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하고 민주당 인사들과 친근한 모습을 보인 것을 두고, 김 후보를 측면지원하는 동시에 본인의 대권행보를 위한 발걸음이었다는 풀이가 주를 이뤘다.

한 야권 관계자는 “결혼기념일 여행을 부산 선거유세장으로 떠났겠느냐”고 비꼬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마치 결혼 30주년을 기념해 정치를 하루만이라도 잊고 아내와 시간을 갖겠다는 식으로 국민들이 오해하게 한 후 정치적 행보에 나섰다는 점에서 비판받을 만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반대편에서는 “이재명 입장에서는 당내 세력과 지지층 확보가 필요한 만큼 충분히 보일 수 있는 행보”라고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단지 부산행에 앞서 결혼 30주년을 강조하며 양해를 구해 오해를 불러온 방식에서는 아쉽다는 입장을 내보이기도 했다.

oz@kukinews.com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오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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