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는 2일 보도자료를 통해 "주주연합(3자연합) 간의 공동보유계약을 해지했다"며 "앞으로도 한진그룹의 기업 거버넌스 개선과 기업가치 향상을 위해 다양한 주주들과 열린 마음으로 대화하고 협력해 필요시 언제든 경영진에 채찍을 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진그룹의 지배구조개선 및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경영진의 올바른 결정에 대해서는 지지를 할 것"이라며 "동시에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주주로서 견제와 감시를 지속적으로 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9년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별세 이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회장이 동생 조 회장에게 반기를 들면서 수면위로 부상했다. 이어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1월 한진칼 주주인 KCGI, 반도건설과 3자연합을 형성하고, 사실상 조 회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산은이 한진칼 지분 10.66%를 확보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산은이 경영권 분쟁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지만, 산은이 대한항공의 우군으로 부상하면서 사실상 경영권 분쟁이 끝났다는 분석이 우세했다.
산은을 조 회장의 우호 지분이라고 가정하면 조 회장 측 지분율은 47.33%가 됐고, 3자연합의 지분율은 40.41%가 되면서 표 대결에서 3자연합이 조 회장에게 승리를 거둘 가능성이 작아졌다.
KCGI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정 이후부터 산은의 한진칼 투자가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지배권 방어를 위한 수단"이라고 주장해 왔다. KCGI는 산은이 참여하는 한진칼의 500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대한 신주 발행을 무효로 해달라며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
KCGI가 한진칼에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하며 '반격'을 준비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3자연합이 지난달 주주제안도 하지 않으면서 경영권 분쟁이 점차 사그라들었다.
향후 한진칼 지분에 대한 구체적 계획은 밝히지 않은 3자연합은 경영권 분쟁이 종료된 만큼 순차적으로 매각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절차 또한 진행 중에 있다. 내년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 후 2년 뒤 통합 항공사를 출범한다는 계획이다. 당초 올해 6월 말까지 아시아나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해 1조5000억여 원을 투입하고, 아시아나항공을 지분 63.9% 보유 자회사로 편입하고자 했으나 2년 가량 늦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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