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오준엽, 황양택 기자 = 서울시장을 뽑는 4·7 재·보궐선거 사전투표가 한창인 상황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후보사퇴와 정계은퇴를 요구받는 상황에 직면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선거대책위원회는 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 후보가 앞서 공언한 약속을 이행하라고 주장했다. 오 후보는 11년 전인 시장 재직시절 처가 소유 내곡동 땅을 ‘셀프보상’ 했다는 의혹에 대해 최근 정면 반박하며 “내곡동 땅에 대해 관심을 표했다는 증거가 나오면 바로 후보 사퇴하겠다”고 했다.
문제는 오 후보가 그동안 내곡동 땅의 존재조차 알지 못했다는 해명에서 출발한 말들의 진실성을 의심할 만한 단서들이 언론 등을 통해 드러났다는 점이다. 실제 1일 KBS는 오 후보가 내곡동 땅 측량에 자신의 큰 처남이 참여했다는 주장을 반박하는 정황을 증명할 사진과 증거를 공개했다.
오늘 아침에는 TBS가 오 후보가 현장에 다녀갔음을 간접적으로 증명할 생태탕집 방문여부를 생태탕집 사장과 그 아들의 인터뷰로 입증했다. 인터뷰에서 사장 A와 그 아들은 당시 정황 뿐 아니라 오 시장의 옷차림에 더해 구두 브랜드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현장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일련의 보도를 바탕으로 박 후보 측은 “오 후보의 주장은 완전히 파탄 났다”면서 “그동안 눈 하나 꿈쩍 안 한 채 거짓말과 말 바꾸기로 국민과 서울 시민 유권자를 속여 왔다”고 단언했다. 나아가 “오 후보는 ‘내곡당 땅에 대해 관심을 표했다는 증거가 나오면 바로 후보 사퇴하겠다’고 외쳤다”면서 “그 약속을 지킬 때가 왔다. 후보직을 그만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선대위는 국민의힘에게도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했다. 이들은 “공당 후보가 거짓을 일삼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하고 있다. 국민을 섬기는 공당이라면 더는 선거운동을 할 것이 아니라 드러난 진실 앞에서 후보에게 사퇴를 요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권후보 단일화에 동참한 안철수·금태섭 전 의원에게는 “거짓의 편에 더 이상 설 수 없음을 밝혀달라”고 했다.
만약 책임 있는 조치가 이행되지 않을 경우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란 경고도 남겼다. 선대위는 “오세훈 후보는 우리 당과 시민단체에 의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로 검찰에 고발됐다”면서 “그간 취합한 증거자료를 검찰에 제출할 예정이다. 검찰과 수사당국의 신속하고도 엄정한 수사를 요청한다”고 했다.
선대위 기자회견에 함께한 진성준 의원은 “공직자가 갖춰야할 최소한 기본 덕목이 정직성”이라며 “내곡동 땅을 그린벨트 해제하고 아파트 단지로 지정하면서 보상받았다. 그것을 오 후보가 알고 있었음이 드러났고 공언한대로 물러나는 것이 도리”라고 첨언했다. 강병원 의원은 역시 “정치인에게 중요한 것은 정직과 신뢰”라며 사퇴 및 은퇴 약속 이행을 독려했다.
하지만 오 후보도, 국민의당도, 안철수·금태섭 전 의원도 박 후보 측 선대위의 요구에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1일 오후 늦은 시간 김은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선대위 대변인이 “민주당의 다급한 사정은 알겠으나 이번에도 헛다리를 짚었다”며 오 후보를 두둔하는 구두논평을 발표한 것이 마지막이다.
해당 논평에서 김 대변인은 “오세훈 후보가 주택공급계획을 발표한 2011년 6월은 한명숙 후보 측이 선거과정에서 내곡동 문제를 제기했으나 오세훈 시장후보의 답변으로 논란이 종결된 지 1년을 넘기고, 토지보상이 완료된지도 한참을 넘긴 시점”이라며 “민주당은 냉정을 되찾길 바란다”고 질타했다.
hy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