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1인당 200명 보면 예진 1분뿐… 대공협 “예방접종센터 불안”

의사 1인당 200명 보면 예진 1분뿐… 대공협 “예방접종센터 불안”

일 150명도 과한데 지자체 요청으로 200명 등록 가능하도록 늘려… “꼼꼼히 문진 어려워”

기사승인 2021-04-23 18:24:05
만 7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1일 서울 송파구 거여동 송파체육문화회관에 마련된 예방접종센터에서 어르신이 화이자 백신을 접종 받고 있다. 2021.04.01 사진공동취재단
[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가 다수 지자체 예방접종센터에서 의사 1인당 200명의 예진을 요구받고 있다는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에서는 이달 말까지 전국의 기초 지자체에서 예방접종센터가 가동될 수 있도록 준비를 서두르고 있고, 22 기준 150여 곳의 예방접종센터가 운영 중이다. 중대본에서는 예방접종센터에 근무하는 의사 4인당 일일 평균 600명의 접종인원을 소화할 것을 기준으로 삼고 있으며, 600명에 미달하는 센터는 접종인원을 늘릴 것을 적극적으로 권고하고 있다.

대공협은 의사 1인당 150명이 아닌 일 200명의 예진을 요구받는 지자체 예방접종 센터가 있다는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현재 대다수 공중보건의사들은 코로나19 선별진료, 역학조사, 각종 생활치료센터와 임시생활시설 파견에 이어 예방접종센터 예진에도 투입되는 상황으로, 민간의료인력 수급이 그나마 용이한 일부 수도권, 광역시 등 지자체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지자체들은 공중보건의사로만 예방접종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A지역 예방접종센터에서 200명의 예진을 소화하고 있는 공중보건의사는 “시스템상으로 문제없으니 일 200명씩 예약받아도 된다는 식으로 공무원들끼리 대화하는 것을 들었다”며 “꼼꼼하게 문진해야 하는 접종대상이 있어 시간이 지체되었을 경우 담당 공무원이 속도를 내달라는 부탁을 많이 하기도 했다”고 난색을 표했다.

임진수 대공협 회장은 “질병관리청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서 당초 예방접종센터 운영계획을 수립할 때 의사 1인당 150명의 예진을 기준치로 설정하였으나, 잇따른 지자체의 요청에 따라 예방접종등록시스템의 예진의사 1인당 접종 인원을 최대 200명 등록 가능하도록 늘리면서 일선의 공중보건의사들은 무리한 예진량을 강요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인플루엔자 예방접종도 의사 1인당 최대 일 100명을 예진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며 “백신 이상반응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상황에서, 일 150명도 이미 과한 숫자인데 일 200명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다. 접종을 받게 될 국민들은 예진의사가 당연히 접종이 가능한 상황인지 판단해줄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덧붙여 “예방접종 이상반응 심의를 할 때도 가장 관심있게 보는 것이 기저질환의 여부”라며 “고령층 예방접종이 시작되는 상황에서, 한 명 한 명의 건강 상태와 기저질환 여부가 다 다른데, 1분 남짓한 촉박한 시간에 쫓겨서 예진을 보라고 하는 것은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을 방조하는 것이다. 접종속도를 높이기 위해 무작정 의사 1인당 예진량을 늘릴 것이 아니라, 훨씬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초기부터 무리한 접종량을 강요할 것이 아니라 예방접종센터 별 상황에 맞춰 접종량을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nswreal@kukinews.com
노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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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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