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위권이 사라졌다…성적으로 증명된 코로나19 학력 격차

중위권이 사라졌다…성적으로 증명된 코로나19 학력 격차

기사승인 2021-04-26 17:21:54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 코로나19로 인한 학력 양극화의 대책을 정부에 요구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제공 
[쿠키뉴스] 이소연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에 따른 ‘등교 공백’으로 학력 양극화 현상이 발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국 학생의 성적을 분석, 수치로 학력 양극화를 증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교육걱정)은 26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0년 코로나 학력 격차 실태’를 발표했다. 사교육걱정은 YTN과 함께 전국 8개 시도 내 중·고등학교 1259개교의 지난해 1학기 국·영·수 평가 결과를 이전 연도와 비교해 학력 양극화가 심화됐는지 분석했다. 

분석 결과, 지난해 중학교에서는 중위권이 줄고 상·하위권이 동시에 늘어났다. 조사 대상 중학교 75.9%의 수학 중위권 비율(중2 기준)은 전년 대비 감소했다. 수학 중위권이 감소한 중학교는 지난 2019년 1학기 438개교에서 지난해 1학기 646개교로 늘었다. 조사대상 중학교의 66.2%는 전년 대비 상위권(A등급)의 증가세가 커졌다. 하위권(E등급) 역시 전체 대상의 56.9%로 지난해와 대비해 늘어났다. 

고등학교 66.1%에서도 고1 수학 중위권 비율 감소가 확인됐다. 하위권도 대폭 증가했다. 하위권이 증가한 학교는 271개교다. 전체의 66.4%다. 2019년 1학기 기준, 하위권 증가 학교는 199개교(48.7%)에 불과했다. 

사교육걱정은 “재난은 모든 학교에 찾아왔지만 재난의 결과는 평등하지 않았다”며 “2020년 1학기 서울 강남구 소재 모 고교는 A등급이 급격히 늘고 E등급은 거의 변화가 없었다. 반면 서울 도봉구 소재 모 고교에서는 A등급이 줄고 E등급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다른 과목도 마찬가지다. 조사 대상 중학교의 국·영·수 학업 성취도에서 중위권 비율은 지난해 동일시기 대비 5.8%p 감소했다. 고등학교 또한 중위권 비율이 지난해 대비 4.4%p 줄었다. 중위권 감소세는 전국 모든 지역별 평균치에서 동일하게 나타났다. 

사교육걱정은 “코로나19로 지난해 전국적인 학력 양극화 현상이 발생했고 학교 교육 공백 속에 학습결손이 어느 정도로 발생했는지 실질적으로 입증됐다”이라며 “학력결손이 지속되고 격차가 고착화된다면 학생은 흥미와 자신감, 자기효능감을 회복하기 어려운 지점에 봉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코로나19로 인한 학력 격차 우려는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지난해 9월 교육부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은 ‘코로나19에 따른 초·중등학교 원격교육 경험 및 인식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는 초·중·고 교사 5만102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내용이 담겼다. ‘원격수업으로 학생 간 학습 격차가 확대됐느냐’는 물음에 전체 교사 중 79%는 “격차가 확대됐다”고 답했다. 격차가 커졌다 46.3%, 격차가 매우 커졌다 32.67%다.  

학력격차 우려에도 불구, 전국 단위의 조사·분석은 이뤄진 적 없다. 부산시교육청과 서울시교육청에서 소규모 표본조사를 진행했을 뿐이다. 

교육부 2020년 자체평가 결과보고서에는 초·중등학교 기초학력 부족 학생을 대상으로 한 향상도 검사에서 기초학력 도달률이 70.5%로 기재됐다. 교육부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할 때 예년 수준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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