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찾지마” 누나인 척 메시지…살인범은 남동생이었다

“나 찾지마” 누나인 척 메시지…살인범은 남동생이었다

기사승인 2021-04-30 17:40:25
30대 누나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동생 A씨가 29일 오후 인천시 강화군 강화읍 강화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쿠키뉴스] 이소연 기자 =누나를 살해한 뒤 농수로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이 검거됐다. 범행 후 누나가 살아있는 것처럼 꾸며 가출 신고를 취소하게 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인천경찰청 수사전담반은 29일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A씨(27)를 체포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2월 자택인 인천 남동구의 한 아파트에서 누나인 B씨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했다. 이후 10일간 아파트 옥상에 누나의 시신을 방치했다. 

같은 달, 시신을 여행 가방에 담은 상태로 렌터카를 이용해 운반했다. 시신이 발견된 인천시 강화군 삼산면 석모도의 한 농수로에 유기했다.

A씨는 범행 이유에 대해 “누나와 성격이 안 맞았고 평소에 사소한 다툼이 있었다”며 “(범행 당일) 늦게 들어왔다고 누나가 잔소리를 했다. 실랑이를 하다가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지난 21일 인천시 강화군 삼산면 한 농수로에서 흉기에 찔려 살해된 채 발견된 30대 여성과 관련해 인천 강화경찰서는 용의자를 특정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연합뉴스
A씨는 범행 후 누나가 살아있는 것처럼 위장했다. A씨의 어머니는 지난 2월14일 B씨가 집에 들어오지 않는다며 가출 신고를 했다. 이에 A씨는 누나와 주고받은 것처럼 꾸민 카카오톡 메시지를 가족에게 보여줬다. A씨는 누나에게 ‘걱정된다. 돌아와라’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후 다시 누나의 계정에 접속해 ‘나는 남자친구랑 잘 있다. 찾으면 아예 집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답장을 보냈다. A씨의 가족은 이를 믿고 이달 1일 신고를 취하했다. 

A씨는 누나를 살해·유기한 후에도 평범한 생활을 이어갔다. 직장인 인천 남동공단 공장에서 평소와 같이 근무했다. 누나의 발인이었던 지난 25일 누나의 영정사진을 들기도 했다. 

경찰은 A씨가 B씨의 계좌에서 일정 금액을 출금한 정황을 확인, 살인 범행과의 연관성을 조사 중이다. 

B씨의 시신은 지난 21일 오후 농수로 인근을 지나던 주민에 의해 발견됐다. 경찰은 B씨의 휴대전화와 금융거래 내역 등을 수사한 후, A씨를 용의자로 특정해 본가인 경북 안동에서 검거했다.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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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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