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 거는 나경원‧홍준표‧황교안… ‘도로한국당’ 회귀 우려

시동 거는 나경원‧홍준표‧황교안… ‘도로한국당’ 회귀 우려

김기현 신임 원내대표, 개혁 의지 피력
자유한국당 지도부 ‘나경원‧홍준표‧황교안’ 등판에 ‘극우 이미지’ 짙어지나

기사승인 2021-05-01 05:00:12
(왼쪽부터) 나경원 전 의원, 홍준표 무소속 의원, 황교안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전 대표.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김은빈 인턴기자 =4.7 재보궐선거에서 승리의 깃발을 잡은 국민의힘이 대선까지 승기를 이어나갈지 관심이다. 이를 위해 당 내부에서는 쇄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이와 별개로 당 외부에서는 과거 인사들이 재등판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도로한국당’으로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30일 김기현 의원을 원내사령탑으로 맞이했다. 소장‧개혁파로 알려진 김 의원은 이날 “결코 편향된 모습으로 당을 이끌지 않겠다. 중도층은 우리가 얼마나 합리적인지를 평가한다. 앞으로도 개혁적 정치의 길로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선 승리를 위해선 중도층의 표심을 끌어안아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김 의원이 100표 중 64표의 지지를 얻은 이유도 ‘당 쇄신과 변화’라는 슬로건이 통한 결과로 분석된다. 실제로 101석 중 56석을 차지하는 초선 의원들은 원내대표의 최우선 과제로 ‘당 혁신’으로 꼽은 바 있다.

반면 당 외부에서는 과거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보수 3인방’이 대선을 앞두고 고개를 내밀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의 지도부를 맡았던 이들이 정치행보에 나선 것이다.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맡았던 나 전 의원은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 경선 후보로 출마한 데 이어 이번엔 당권 도전을 시사했다. 그는 지난 29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정권 교체를 위해 역할을 하겠다. 그 방법으로 선두든 후방이든 다 열어놓고 생각한다. 원내대표 선거 끝나고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 의원은 지난 총선 이후 복당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당 내부에서 의견이 엇갈리며 논의가 지지부진하자 기다리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홍 의원은 지난달 15일 페이스북에 “총선 끝난 지 1년 되는 날이다. 복당 문제는 당과 대립각을 세워 풀어갈 생각이 전혀 없다. 자연스럽게 해결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더구나 황교안 자유한국당 전 대표도 정계복귀에 시동을 걸고 있다. 그는 대담집 형식의 참회록 ‘나는 죄인입니다’를 발간했다. 지난달 26일에는 국회를 찾아 손실보상법 제정을 외치며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에게 격려를 건네기도 했다. 그는 이날 “오로지 국민 중심 행보를 해나가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같은 ‘보수 3인방’의 움직임을 두고 국민의힘에 ‘극우 이미지’가 짙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혁신을 외치며 강경 보수 색 빼기에 나선 국민의힘에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론을 꺼내자 지지율이 휘청하기도 했다. 

특히 황 전 대표와 나 전 의원은 강경보수로서 대여투쟁의 선봉에 선 바 있다. 지난 2019년 국회에서 ‘패스트트랙’을 놓고 여야가 격렬하게 충돌할 때다. 이때 ‘동물국회’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다. 

심지어 이들은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극우 집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2019년 10월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문재인 하야 범국민 2차 투쟁대회’에 일반 시민 자격으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의원은 과거에 머물러 있는 모습이다. 전 정부의 과오를 인정한다면서도 과거와 선을 긋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홍 의원은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국민의힘 뿌리는 1990년 3당 합당으로 탄생한 민자당이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공과를 안고 더 나은 모습으로 국민들의 심판을 받을 생각을 해야지 그분들과 역사를 단절시키면서까지 집권을 꿈꾸는 것은 위선이고 기만”이라며 “부끄러운 조상도 내 조상이고 부끄러운 부모도 내 부모”라고 했다.

이에 대해 한 범야권 관계자는 “과거 당이 극우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기여한 인물들이 보궐선거를 계기로 등판을 준비하고 있는 것 같다”며 “지금은 대선 승리를 위해 당의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들이 아닌 당을 안정적이면서도 개혁적인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지도부가 나와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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