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헤르만 헤세가 쓴 소설 ‘데미안’. 주인공 싱클레어는 자기를 둘러싸던 세계를 깨뜨리고, 진정한 ‘나’를 찾는다. 자아를 굳게 세우려는 싱클레어가 청춘의 얼굴이라고 느낀 걸까. 방탄소년단은 ‘데미안’에 등장하는 이 문장 옆에 ‘영 포에버’(YOUNG FOREVER)라고 적어뒀다. ‘영 포에버’는 방탄소년단이 2016년 낸 스페셜 음반 마지막에 수록된 곡 제목이기도 하다.
전 세계인에게 공감 받은 방탄소년단의 가사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궁금하다면, 14일 문을 여는 하이브 인사이트(HYBE INSIGHT)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하이브 인사이트는 방탄소년단 소속사인 하이브가 용산 신사옥 지하 1~2층에 만든 복합문화공간이다. 뉴이스트·세븐틴·여자친구 등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들이 그간 발표한 음악을 보고, 듣고, 체험할 수 있게 꾸며졌다. 방탄소년단이 ‘데미안’을 읽으며 남겨둔 메모도 이 공간에 전시됐다.
지난 12일 미리 가본 하이브는 거대한 규모로 관람객을 압도했다. 먼저 지하 2층에선 하이브가 만든 음악을 ‘소리’, ‘춤’, ‘이야기’로 풀어낸 전시 공간 5곳을 만날 수 있다. Mnet ‘아이랜드’ 세트장을 연상시키는 입구를 지나면, 음악 프로듀서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노베이티브 사운드’, 춤을 새롭게 해석한 ‘다이내믹 무브먼트’, 노랫말에 집중한 ‘인스파이어링 스토리’ 공간이 차례로 펼쳐진다. 소리·춤·이야기가 총체로 소비되던 K팝을 다시 소리·춤·이야기로 해체해 파고드는 시도가 흥미롭다.

이어지는 전시는 ‘하이브 음악이 전하는 힘’을 주제로 음악을 여러 감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꾸몄다. 진동, 점자 악보, 향기 등으로 음악을 체험하게 하는 ‘다른 방식으로 듣기’, 아티스트 초상을 전시한 ‘우리가 사랑하는 얼굴들’, 소리와 메아리, 침묵을 경험할 수 있는 ‘음악의 여운’, 음악의 힘을 이야기하는 아티스트 인터뷰 상영관 ‘뮤직 이즈 마이 라이프’ 등이 관람객을 기다린다. 지하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하이브 뮤직’ 공간은 입이 떡 벌어지는 크기를 자랑한다. 높이 8m를 훌쩍 넘는 대형 스크린은 하이브 소속 가수들이 이룬 발자취와 성과를 조명하고, 현란한 조명이 벽면에 전시된 트로피를 비추며 혼을 빼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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