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국민의힘이 지난 1년간 두드렸던 호남의 문이 열렸다. 국민의힘이 서진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며 대선 가도에도 청신호가 켜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성일종·정운천 의원은 17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1주년 5·18민중항쟁 추모제에 참석했다. 5·18 유족회는 두 사람을 보수정당 소속 의원 최초로 추모제에 초청했다. 5월 항쟁 41년 만에 처음으로 성사된 일이다. 

정치권에선 김종인 비대위가 밟아온 ‘친호남 행보’가 제대로 통했다고 평가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해 취임 이후 탈진영 전략 아래 호남을 강조해왔다. 김 전 위원장은 보수정당 최초로 국립 5·18 민주묘지 앞에서 무릎을 꿇고 묵념했다.

변화를 위한 구체적인 대책도 제시했다. 김 전 위원장 직속으로 국민통합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호남동행 의원단 발족 ▲호남지역 인사 비례대표 25% 할당 등 호남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의지를 실천했다. 

김종인 비대위가 막을 내린 뒤에도 국민의힘의 호남 끌어안기 노력은 이어졌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취임 후 첫 지역 일정으로 광주를 찾았다. 조수진·김미애 등 초선 의원 11명도 지난 10일 광주를 찾아 ‘광주 정신’을 강조, 서진 정책에 힘을 보탰다.

국회 정무위원회 국민의힘 간사 성일종 의원은 5·18민주유공자예우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위해 5·18 관련 단체들과 소통하며 노력했다. 특히 5·18 공법단체 설립과 직계가족이 아닌 형제·자매도 유족회원이 될 수 있도록 법률 통과에 힘을 썼다. 

이러한 야당의 행보에 호남에서도 큰 지지를 보냈다. 17일 열린 5·18 추모제에서 유족회원들은 환한 웃음과 따뜻한 손길로 성일종·정운천 의원을 맞이했다. 법안 통과에 대한 감사함 뿐만 아니라 지난 과거에 대한 용서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국민의힘이 지속된 ‘서진 정책’을 추구하면 여권의 ‘동진 정책’과 유사한 전략으로 정권을 탈환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그간 ‘영남 대통령’ 카드를 사용해 집권에 성공해왔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경남 김해, 문재인 대통령은 경남 거제 출신이다. 탄탄한 호남 지지기반을 토대로 영남 출신 후보를 내세워 영남 표를 분산시킨 전략이다. 

실제로 여권 대선 주자들은 ‘영남’에 잇따라 방문하며 적극 구애를 펼치고 있다.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는 지난 8일 광주를 방문한 뒤 곧바로 부산(9일)을 달려갔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울산시청을 찾아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행보에 나섰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이달 23일 부산을 찾아 지역 민심 청취에 나설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영남 꼰대당’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호남으로부터 외면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구애 손길을 적극적으로 펼치며 호남 표심이 움직이고 있다. 이에 강한 ‘영남’ 지지기반을 토대로 다른 지역 공략에 나서면 국민의힘이 정권 창출에 성공할 것이라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충청 출신의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호남 출신의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 등이 비영남 대선 주자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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