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I] 쓰로잉과 캐리를 오가는 '아수라 백작' 담원 기아 바텀

[MSI] 쓰로잉과 캐리를 오가는 '아수라 백작' 담원 기아 바텀

기사승인 2021-05-23 05:48:37
사진=담원 기아 선수단. 라이엇게임즈 제공

[쿠키뉴스] 강한결 기자 = 일본 거대로봇물의 전설로 평가되는 '마징가 시리즈'에는 '아수라 남작(한국판 아수라 백작)'이라는 악당이 있다. 남성과 여성의 신체를 반반씩 가지고 있는 아수라 남작은 매번 행동이 극단적으로 바뀌는 사람을 지칭하는 비유적 표현으로 자주 사용된다.

‘2021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매드 라이온즈와 4강전, 담원 기아의 바텀 듀오는 '아수라 남작'을 연상시키는 종잡을 수 없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담원 기아는 22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아이슬란드에서 열린 ‘2021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4강전 매드 라이온즈와의 맞대결에서 승리했다. 1세트 승리 후 2·3세트를 내리 내주며 패배의 위기까지 몰렸지만 천신만고 끝에 4·5세트를 따내며 역전에 성공했다.

1세트 담원 기아는 '바루스'-'탐 켄치' 조합을 구성했다. 생존력이 다소 부족한 바루스를 탐 켄치가 보호하는 형태의 이 조합은 오랫동안 사랑받은 짝꿍이다. 실제로 1세트 '고스트' 장용준은 '베릴' 조건희의 케어로 KDA 6/1/11을 기록하며 '플레이어 오브 더 게임(POG)'에 선정됐다. 해설위원들은 그동안 다소 부진했던 담원 기아의 바텀듀오가 폼을 회복한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2·3세트 장용준과 조건희에게 이상한 기류가 포착됐다. 2세트 담원 기아의 바텀 듀오는 매드 라이온즈 정글러 '엘요아' 하비에르 프라데스가 뽑은 '볼리베어'의 공세로 어려움을 겪었다. 집요한 매드 라이온즈의 바텀 죽이기 작전에 장용준은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플레이를 보여줬다. '카이사'의 궁극기 '사냥본능(R)' 사용해 무리하게 적진으로 들어간 것이다. 해설진 역시 "다소 감정적으로 경기를 하는 것 같다"며 지적을 남겼다. 결국 초반 바텀싸움에서 이긴 매드 라이온즈는 끝까지 유리함을 가져가며 경기를 따냈다.

사진= 담원 기아 서포터 '베릴' 조건희. 라이엇게임즈 제공

베릴 조건희 역시 '본헤드 플레이'에 가까운 플레이로 의문을 자아냈다. 1레벨 싸움에서 조건희의 '노틸러스는' 매드 라이온즈 서포터 '카이저' 노르만 카이저의 레오나를 끌어왔다. 하지만 초반 단계에서 장용준의 바루스는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았고, 매드 라이온즈 원거리 딜러 '카르지' 마티아슈 오르샤크의 '카이사'는 강하게 데미지를 넣을 수 있었다. 결국 허무하게 조건희가 잡히면서 바텀 주도권은 사라졌고, 바텀을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 초반부터 불리하게 출발한 담원 기아는 중간중간 선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결국에는 패배를 면치 못 했다.

4세트 역시 출발은 불안했다. 저레벨 단계 싸움에서 조건희의 '렐'이 고립되면서 킬을 내줬고, 엘요아는 또다시 바텀 라인을 집요하게 파기 시작했다. 매드 라이온즈는 담원 기아의 바텀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고 집중적으로 공략을 시작했다. 하지만 조건희가 매드 아이온즈의 다이브를 멋지게 받아치면서, 담원 기아는 3킬을 얻어냈다. 10분 무렵 조건희의 슈퍼플레이로 담원 기아는 불리하던 상황을 극복했고 승기를 잡았다. 장용준의 '트리스타나'도 폭풍성장 후 데미지를 뿜어냈다.

5세트 장용준은 트리스타나, 조건희는 '알리스타'를 선택했다. 조건희는 알리스타를 매우 잘 다루는 선수다. 실제로 이 경기에서 조건희의 알리스타는 시야 장악, 이니시에이팅 등 다양한 임무를 매우 훌륭하게 수행했다. 교전 시에는 궁극기 '꺾을 수 없는 의지(R)'를 사용해 든든하게 방패 역할을 수행했다. 장용준 역시 트리스타나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바텀 듀오의 활약으로 담원 기아는 매드 라이온즈를 꺾고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2021 LoL 챔피언스코리아(LCK) 스프링 스플릿 디펜딩 챔피언 담원 기아는 MSI에 와서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조건희는 무리하게 시야를 잡다가 전사하는 모습을 다수 보여주며 비판을 받기도 했다. '클템' 이현우 해설위원은 "베릴이 노틸러스 대신 단단하게 앞 라인을 잡을 수 있는 든든한 챔피언을 골랐으면 한다"고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23일 MSI 결승전에서 만날 RNG는 바텀 캐리력이 매우 뛰어난 팀이다. '서포터' 시썬밍과 원거리 딜러 '갈라' 춴웨이는 2021 MSI 최고의 바텀 듀오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서 럼블 스테이지에 RNG를 만난 담원 기아는 두 차례 패배를 당했는데, 바텀에서 큰 차이가 벌어진 것이 경기 승패에도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RNG를 꺾고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바텀 라인 주도권을 빼앗기지 말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금 담원 기아 바텀 듀오는 경기력은 매우 들쭉날쭉하다. 냉정히 말하면 매우 좋지 못한 상태다. 밍-갈라 듀오의 파괴력을 이겨내야 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다.

'아수라 백작'과 흡사한 모습의 담원 기아 바텀듀오가 MSI 결승전에서 제모습을 되찾고 그동안의 아쉬움을 털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sh04khk@kukinews.com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
강한결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