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이준석 돌풍’이 불고 있다. 이에 ‘경륜’을 앞세웠던 당권주자들이 청년층 구애에 나섰다.
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한길리서치가 28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10명을 대상으로 ‘국민의힘 당 대표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42.6%의 지지를 받으며 압도적 1위에 올라섰다.
나경원 전 의원 17.8%, 주호영 전 원내대표 7.7%, 홍문표 의원 4.6%, 조경태 의원 4.3% 순이었다. 기타·잘 모름·무응답은 22.9%였다. 이 전 최고위원과 2위인 나 전 의원 간 격차는 24.8%로 두배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국민의힘 지지층 내에서도 이 전 최고위원이 선두를 굳건히 유지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무려 50.3%의 지지를 받았다. 나 전 의원은 23.9%, 주 전 원내대표는 12.2%, 홍 의원은 5.1%, 조 의원은 4.1% 순이었다.
이 전 최고위원 돌풍은 후원금까지 이어졌다. 이 전 최고위원은 지난 28일 후원금 모집을 시작한지 사흘만에 정치자금법상 당대표 경선 후보 후원회의 모금 한도액인 1억5000만원을 모았다. 후원금 대부분이 소액(1만원 1267명, 5~10만원 806명)으로 보수진영에서 유례없는 ‘소액후원 바람’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전 최고위원이 2030 열풍을 주도하며 국민의힘 ‘꼰대’ 이미지 탈피에 영향을 주고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전당대회가 시작되며 국민의힘 당 지지율은 민주당을 크게 앞섰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24∼28일 전국 18세 이상 251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은 35.6%, 더불어민주당은 30.5%를 기록했다. 리얼미터는 이준석 돌풍 등으로 전당대회 ‘컨벤션 효과’가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보다 자세한 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고하면 된다.
이러한 상황에 중진 후보들은 이 전 최고위원 견제에 나섰다. 특히 청년·여성할당제 폐지를 주장하는 이 전 최고위원에 맞서 ‘대폭 확대’ 공약을 내놓기도 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할당제를 놓고 “역차별과 불공정을 야기한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한 바 있다.
나경원 전 의원은 30일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출마후보 첫 합동연설회에서 “청년 정치 참여를 활짝 열어야한다”며 “내년 (지방선거에서) 국회의원 선거구마다 청년 1명씩 꼭 공천되도록 하는 청년할당제를 반드시 실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피선거권 하향도 예고했다. 나 전 의원은 “김기현 원내대표와 협의해 선거법 개정을 바로 추진하겠다”며 “25세 국회의원 피선거권 제한, 40세 대통령 피선거권 제한도 폐지하겠다”고 약속했다. SNS를 통해서도 “내년 지방선거가 청년정치인에게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도록 2030세대의 진입 장벽을 낮추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주호영 전 원내대표도 “청년 빠진 용광로는 가짜용광로”라며 “지역과 세대, 이념을 녹여내겠다”고 했다.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며 공약으로 내세운 ‘한국의 미래 2030위원회’도 거듭 강조했다. 주 전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청년에게 힘이 되는 정당을 만들겠다”며 “2030위원회로 2030세대가 직접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년과의 접점 넓히기에도 힘쓰고 있다. 나 전 의원은 최근 2030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밈(Meme·온라인에서 유행하는 사진이나 영상)을 활용한 게시물을 올렸다. 루피짤(뽀로로 등장 캐릭터)과 함께 ‘#군침이싹도노’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젊은층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 주 전 원내대표는 청바지에 운동화, 거꾸로 쓴 모자 등 딱딱한 정치인에서 벗어난 모습으로 대구 동성로를 찾아 영남대·경일대 학생과 소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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