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돌풍에 안철수 ‘울상’, 왜?

이준석 돌풍에 안철수 ‘울상’, 왜?

국민의당, 이준석 당 대표론에 연일 맹공… “기득권 리더십”
‘서울시장 보궐선거’, ‘노원병’ 등 악연 소환

기사승인 2021-06-02 06:00:04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최고위원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6·11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이준석 돌풍’이 불자 국민의당이 견제구를 날렸다. 이에 정치권에선 이준석 전 최고위원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과거 악연이 소환됐다. 

‘0선’ 이 전 최고위원은 지지율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서 선전하고 있다. 3명의 후보가 컷오프된 예비경선에선 총 41% 득표율을 얻으며 나경원 후보(29%)와 주호영 후보(15%)를 여유롭게 따돌렸다.

이준석 돌풍에 국민의당 속내는 복잡해 보인다. 양 당은 국민의힘 전당대회 이후 합당을 본격 논의하기로 했다. 국민의당은 ‘당 대 당 통합’을 요구하지만 이 전 최고위원은 난색을 보이는 상황이다. 이 전 최고위원은 “소 값은 잘 쳐 드리겠다”며 사실상 반대를 선언했다.

이에 국민의당에선 이 전 최고위원과는 통합할 수 없다는 공개적인 목소리가 나왔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2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지난 서울시장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이 전 최고위원의 기득권 정신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 전 최고위원의 기득권 정신으로는 유연하고 개방적으로 야권통합을 이뤄내는 걸 기대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구혁모 국민의당 최고위원도 지난달 20일 “혹여나 당 대표가 되더라도 야권 모두가 함께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대선주자들을 본인의 발아래에 놓겠다는 오만과 독선의 모습을 보인다”고 맹비난했다. 

이를 놓고 정치권에선 이 전 최고위원과 국민의당 간 앙금이 남아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를 놓고 이 전 최고위원과 국민의당은 날 선 신경전을 벌였다. 이 전 최고위원은 “안잘알(안철수를 잘 아는 사람들)은 다 부정적”이라고 안 대표를 평가절하한 바 있다.

20대 총선 당시 서울 노원병 공천을 놓고 갈등을 빚은 일도 소환됐다. 이 전 최고위원과 안 대표는 당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합당으로 출범한 바른미래당에 함께 몸담았다. 안 대표는 측근이던 김근식 경남대 교수의 노원병 공천을 추진했고 유승민 전 의원은 이 전 최고위원을 후보로 내세우며 힘겨루기가 벌어졌다. 안 대표는 본인의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 찾아온 이 전 최고위원의 악수 신청을 무시하는 등 불쾌감을 나타냈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이준석 돌풍으로 안 대표의 ‘새정치’ 명분이 사라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야권 관계자는 “세대로나 정치적으로나 이 전 최고위원의 등장으로 안 대표는 구정치가 되어버렸다”며 “안 대표가 정치적으로 설 수 있는 여지가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 전 최고위원의 최근 행보는 안 대표의 ‘새 정치 바람’을 완전히 뒤집어놨다. 보수진영에서 전례 없는 팬덤 형성으로 소액후원금 열풍을 이끌고 사상 최초 ‘30대 당 대표론’까지 거론되면서 이준석표 새정치가 실현되고 있다. 

이 전 최고위원도 안 대표를 ‘구태’라고 표현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지난달 31일 MBC 100분토론에서 “대중정치인 안 대표는 존중한다”면서도 “다만 최근 조직위원장 모집 등은 구태에 해당된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일련의 사태로 이 전 최고위원이 차기 대선에서 안 대표를 포함한 야권 대선주자를 이끌어 내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이 전 최고위원은 1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제가 안 대표와 별로 안 좋다는 걸 온 세상이 알기 때문에 조금만 불이익에 가까운 결과가 나오면 이준석이 안철수 싫어해서 그렇다고 할 것 아니냐”라며 “그래서 안 대표께서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제가 봤을 때는 제가 만약 당 대표가 되면 최대 피해자가 유승민”이라며 “(대선 경쟁) 룰에  조금만 유 전 의원이 유리하다고 생각하면 이준석 때문에 그랬다고할 테니 내가 방어적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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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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