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엄호 ‘2라운드’… ‘공수’ 바뀐 여야

윤석열 엄호 ‘2라운드’… ‘공수’ 바뀐 여야

‘윤석열 장모 의혹’에… 칼 가는 與 vs 방어막 치는 野
‘윤우진 사건’도 다시 도마 위… 여야 모두 ‘내로남불’ 빨간불

기사승인 2021-06-04 05:00:23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진=박태현 기자

[쿠키뉴스] 김은빈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 의혹을 두고 정치권이 시끄럽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전 총장을 향해 날카로운 검증의 칼날을 들이밀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적극 엄호에 나서고 있다. 이를 놓고 정치권에선 지난해 공수만 바뀐 윤 전 총장 인사청문회의 재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윤 전 총장이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부상하자 국민의힘은 앞다퉈 그에게 손짓하고 있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그가 6·11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입당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민주당은 윤 전 총장의 정치권 등판이 임박하자 그의 처가 관련 의혹을 조준하며 칼을 갈고 있다. 윤 전 총장의 장모는 요양급여 부정수급 혐의로 기소됐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지난 2일 “조 전 장관 가족에 대한 검찰수사의 기준은 윤 전 검찰총장의 가족비리와 검찰가족의 비리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적용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재수 민주당 의원도 3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조 전 장관에게 검찰 권력을 행사한 그 수준으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같은 잣대로 수사를 해야 윤 전 총장이 정당성이 있다”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윤로남불’이 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철통방어를 예고하며 ‘윤석열 지키기’에 나서고 있다. 민주당이 당의 위기를 윤 전 총장에 관한 공세를 펼치는 전략으로 극복하려 한다며 응수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는 3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송 대표의 사과는 네거티브를 위한 것”이라며 “형사적으로 문제가 없는 것으로 추미애-이성윤 라인에서 통상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기소해서 재판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옳다, 그르다 주장만 펼칠 것이 아니라 법원의 재판을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역시 2일 같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 장모와 부인의 사건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려고 하는 정부여당의 행태가 오히려 더 비난받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달 26일 페이스북을 통해 “열세의 판세를 네거티브로 뒤집어 보려고 안간힘을 쓰지만 그럴수록 구정물만 뒤집어쓸 뿐”이라고 했다.

이러한 상황을 두고 정치권에선 공수만 바뀐 ‘윤석열 엄호 2라운드’라는 평가가 나왔다. 윤 전 총장 인사청문회 당시 여야의 발언이 화두가 됐다.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후보자가 2019년 7월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문을 전달하기 위해 위원장석으로 향하고 있다. 왼쪽은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들이 질의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19년 7월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윤 전 총장 인사청문회 회의록에 따르면 야당은 ‘윤우진 사건’에 집중 공세를 퍼부었다. 윤우진 사건은 윤 전 총장 측근인 윤대진 전 검사장의 친형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의 뇌물수수 무마 의혹을 말한다.

당시 야당인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은 인사청문회 초반부터 ‘윤우진 사건’ 관련 의혹을 집요하게 추궁했다. 윤우진 전 서장이 무혐의 처분을 받는 과정에서 윤석열 당시 부장검사가 이남석 변호사를 소개하며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 사건이 무혐의가 났다는 것은 검찰의 외압이나 봐주기 수사 아니면 경찰의 무리한 수사, 두 가지 중의 하나”라며 “세무서장에게 현금 2000만원, 갈비세트 100상자, 4000만 원 골프접대 이런 것들이 사실상 수사에 의해서 밝혀진 사건”이라고 쏘아붙였다.

이에 대해 표창원 민주당 전 의원은 ‘정치 공격’이라며 윤 전 총장을 엄호했다. 표 의원은 “이 사건을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의 자격을 검증하는 데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검찰 전체가 집합적으로 책임지고 처리한 사건이다. 과정에 문제가 있다면 지휘라인인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 등에서 규명하거나 책임져야 한다”고 맞받았다.

표 의원은 윤 전 총장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그는 “살아 있는 권력을 내리 수사한 유일한 검사”라며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관련 수사를 했다는 것 때문에 특정한 정치적 색채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윤우진 사건’은 민주당의 손에 다시 등장했다. 송 대표는 지난달 25일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열린 개혁국민운동본부(개국본) 주최 집회에서 “윤 전 총장의 윤우진 등 사건에 대한 파일을 차곡차곡 준비하고 있다”면서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적당히 되는 게 아니다. 제가 자료를 체크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대해 한 야권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의 인사청문회 때와 지금 180도 바뀐 민주당의 모습은 내로남불 그 자체”라며 “국민의힘도 윤 전 총장을 비판한 것을 뒤집고 옹호하면 민주당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다. 똑같은 구태를 반복하면 국민의힘도 국민의 심판을 받을 수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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