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자주권’ 강조되는데…국산 코로나19 백신 개발, 어디까지?

‘백신 자주권’ 강조되는데…국산 코로나19 백신 개발, 어디까지?

기사승인 2021-06-08 03:00:03
서울시 중구 을지로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화이자 백신 접종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백신의 국내 개발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백신을 자체적으로 수급할 수 있는 ‘백신 자주권’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만큼, 국내 개발 백신의 완성이 과제로 남았다.

국내에서 접종할 수 있는 코로나19 백신은 모두 다국적 기업이 개발했다. 즉, 국내 도입되는 백신 1억명분은 전량 해외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모더나 ▲얀센 등 4종이 식약처의 허가를 받았다. 노바백스의 백신 역시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의 허가 심사를 받고 있다. 우리 정부는 코백스 퍼실리티에 참여하고, 각 기업들과 개별 계약도 체결해 이들 5종 백신을 총 9900만명분 확보했다. 최근 미국 정부로부터 얀센 백신 100만명분을 제공받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는 백신 자주권을 구축하기 위한 지원에 나섰다. 식약처는 지난달 31일 ‘우리 백신 프로젝트’를 공개하고, 백신 개발 경험이 부족한 국내 기업들의 임상시험 계획서를 돕기 위한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계획서 표준안’도 발표했다. 코로나19 백신 연구 초기부터 최종 허가까지 전 과정을 지원해 백신 자급화를 달성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은 진척을 보이지 못하는 분위기다. 식약처 의약품통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 ▲진원생명과학 ▲제넥신 ▲셀리드 ▲유바이오로직스 등 5곳의 국내 기업이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을 개발해 식약처에서 임상시험을 승인받고 진행 중이다. 이들 기업의 백신 후보물질은 모두 1상~2상 초기 단계에 머무르고 있어, 제품으로 출시될 시점을 예상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유바이오로직스의 ‘EuCorVac-19’는 지난 1월20일 식약처에서 1/2상을 승인받아 참여자를 모집 중이다. 1/2상은 1상과 2상을 동시에 승인받았다는 의미다. EuCorVac-19는 유전자 재조합 기술이 적용된 후보물질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항원을 제작해 인체에 투약하면, 항원이 인체 면역시스템을 자극해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중화항체가 만들어지는 원리다. 미국 기업 노바백스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도 이 기술이 적용됐다.  

진원생명과학의 ‘GLS-5300’는 지난해 12월 식약처에서 1/2a상을 승인받았다. 현재 임상시험 참여자를 모집하고 있다. a는 임상시험의 초기라는 의미다. GLS-5300은 DNA백신인데, 면역 반응에 필요한 항원을 형성하는 방식이 담긴 DNA를 인체에 넣어주는 원리다. 

같은 시기에 셀리드의 ‘AdCLD-CoV19’도 식약처에서 1/2a상을 승인받고 환자 모집을 완료했다. AdCLD-CoV19는 바이러스벡터 백신이다. 인체에 악영향을 주지 않는 바이러스로 항원 유전자를 감싸서 체내 주입하면, 중화항체가 형성되는 원리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의 백신도 이 기술로 개발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NBP2001’(1상) 1건과 ‘GBP510’(1/2상) 2건 등 총 3건의 임상시험을 승인받았다. NBP2001는 참여자 모집을 완료했으며, GBP510는 참여자를 모집 중이다. 이들 백신 후보물질은 모두 유전자 재조합 기술로 개발됐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표면의 항원 단백질을 만들어 인체에 주입, 중화항체 생성을 유도하는 원리다. 가장 널리 활용되는 백신 기술로,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과 B형 간염 백신도 유전자 재조합 기술로 개발됐다. 

제넥신의 ‘GX-19’는 지난해 6월 국내 기업 최초로 1/2상을 승인받았다, 진원생명과학의 GLS-5300와 같은 DNA백신이다. 제넥신은 임상시험 승인이 일렀던 만큼, 가장 먼저 백신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제넥신이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후보물질을 ‘GX-19N’으로 변경하기로 결정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제넥신은 임상시험을 지난해 12월 다시 승인받았으며, 현재 참여자 모집을 완료한 상태다. 

castleowner@kukinews.com
한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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