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증식 1위 부동산…학교 교육 얼마나 되고 있을까 [기획]

재산증식 1위 부동산…학교 교육 얼마나 되고 있을까 [기획]

국민 재산 70% '부동산', 공교육 부재
"투기 프레임 기본 교육도 가로막아"
"부동산 인식 전환위한 공교육 필요"

기사승인 2021-06-11 06:00:04
▲고등학교 경제 교과서

[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플레이어’로 부동산 시장에 참여하게 된다. 주택을 매입하거나 다른 사람 소유 주택을 빌려 거주하는 등 부동산 시장 참여를 피해갈 수 없다. 또한 부동산은 금융과 함께 자산시장 양대 축으로 국민 재산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이는 개인의 삶에서 부동산이 가지는 중요성을 보여준다.

그런데 시장에서는 각종 부동산 제도나 시장 흐름과 관련한 국민 이해력이 오히려 떨어진다는 말들이 나온다. 전문가 수준의 이해력을 갖춘 국민도 많지만 이해력이 떨어지는 사람들도 상당하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이해력 차이가 자산 양극화를 자극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예컨대 이해력 차이에 따라 20살에 청약통장에 가입한 사람과 30살에 가입한 사람은 가입기간 차이로 내 집 마련 기회가 달라진다는 것.

10일 만난 김모씨는 “30살에 취직하고 주택청약제도에 대해 처음으로 알게 됐다”며 “이제 청약을 납입한지 3년이 조금 넘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동갑의 직장 동료는 이미 청약통장 납입이 10년이 넘어 나와 청약점수 차이가 7점이나 난다”면서 “청약제도에 대해 앞서 알았다면 이렇게까지 차이가 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주택청약 같은 제도는 학교에서 공평하게 알려주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학교에서는 안 가르쳐 주나요?”

▲서울 시내의 한 고등학교
▲고등학교 경제 교과서 목차

서민들의 내 집 마련 수단이 된 주택청약. 고등학생들은 주택 청약 제도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서울 한 고등학교 앞에서 만난 학생들 가운데 주택 청약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학생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대다수 학생이 “잘 모르겠다”는 답변을 내놓는데 그쳤다. 그나마 고등학교 2학년 이라는 한 남학생이 “아파트 살 때 필요한 거 아닌가요?”라며 “부모님이 제 이름으로 가입해 놓으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에서 배운 적 없느냐’는 질문에는 “기억에 없다”고 답했다. 여기에 또 다른 학생도 “집에서 들어 봤다”고 말해 청약에 대한 교육이 주로 가정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실제 고등학교 경제 교과서를 살펴보면 부동산 관련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경제 교과서에는 ▲시장과 경제활동 ▲국가와 경제활동 ▲세계시장과 교역 등 거시경제 관련 내용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나머지 ▲경제생활과 경제문제 ▲경제생활과 금융 등 개인을 중심으로 한 단락이 있었지만 금융제도나 상품을 중심으로 한 자산관리 내용만 담고 있다.

선택과목인 실용경제(구 생활경제)에서도 부동산 관련 내용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실용경제 교과서에는 모기지(mortgage, 주택저당채권) 용어까지 등장했지만 ‘확정일자’, ‘전입신고’, ‘주택청약’, ‘묵시적 계약 연장’ 등 생활에 밀접한 부동산 제도나 정책, 주요 지표와 관련된 내용은 없었다. 

◇주식에도 밀려버린 부동산


교육부는 사회적 합의에 따라 교과 내용을 결정하는 것으로 설명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과 내용은 자문위원회나 대국민의견수렴, 교원의견수렴, 교육과정네트워크 등 국가·사회적 다양한 요구를 수렴해 공청회 등을 거쳐 결정된다”며 “실생활과 관련된 경제교육은 점차 늘려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다음 교과서에는 동학개미로 사회를 뒤 흔들었던 주식 관련 교과 내용이 추가될 전망이다. 그는 “최근 주식에 대한 의견이 많이 접수되고 있다”며 “주식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내용을 더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동산을 제외한 예·적금과 펀드, 주식에 대한 교육만 늘어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투기 프레임’이 부동산 관련 공교육을 가로막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익명의 정책연구소 연구원은 “부동산의 중요성을 볼 때 경제의 한 부분으로 교육이 필요해 보이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부동산이 투기의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어 기본적 교육조차 가로막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민이 부동산을 재테크 수단으로 보는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서 부동산에 대한 공교육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실용 측면의 부동산교육도 중요하지만 부동산을 재테크 수단이 아닌 거주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국민 인식 전환을 위한 공교육이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hokw@kukinews.com
조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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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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