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최기창 기자 =6.25전쟁이 남침(남쪽으로 침략함)인지 북침(북쪽으로 침략함)인지 구분 못하는 이유는 대부분 한자어를 이해하지 못한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데이터리서치가 지난 21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여 1000명에게 ‘6‧25전쟁이 남침이라고 생각하느냐, 북침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더니, 응답자의 33.9%가 “6‧25전쟁은 북침”이라고 답변했다. 남침이라고 옳게 응답한 비율은 54.5%였다. 기타와 잘 모르겠다는 각각 7.0%와 4.6%였다.
같은 응답자들에게 질문을 바꿔 ‘6.25 전쟁을 누가 일으켰냐’고 물었더니 대부분의 응답자가 북한이라고 답했다. 90.7%였다. ‘남한’이 일으켰다는 답변은 1.8%에 그쳤다. 앞서 북침이라고 응답했던 이들도 대부분 북한이 전쟁을 일으켰다고 알고 있었지만, 남침과 북침이라는 한자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엉뚱하게 답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중년층인 40대에서도 ‘남침이냐 북침이냐'고 물었을 때와 ‘북한이 일으켰나, 남한이 일으켰나’라고 물었을 때 답변이 크게 엇갈렸다. 한자교육을 받은 이 세대 조차도 남침-북침이란 한자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는 방증이다.
40대에서 남침과 북침을 고른 비율은 각각 41.9%와 42.1로 비슷했다. 북침이라고 답한 비율은 40대가 모든 세대를 통틀어 가장 많았다.
정말 남쪽에서 북한을 침략했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극소수였다. 질문을 바꿔 남북한 중 누가 일으켰느냐고 물었더니, ‘남한이 일으킨 전쟁’이라고 답한 비율은 40대에서도 2.2%로 크게 줄었다. 북한이 일으킨 전쟁이란 답은 89.5%로 배 이상 높아졌다. 결국 6.25전쟁이 북침이라고 답했던 40대 42.1% 가운데 대부분은 북침이란 말을 ‘북한이 침략했다’는 말로 잘못 이해하고 엉뚱하게 답했음을 알 수 있다.
남침-북침으로 질문했을 때 북침이라고 잘못 응답한 비율이 20대 이하는 26.9%, 30대는 32.2%, 50대는 35.3%, 60대 이상은 32.8%로 모두 40대보다 낮았다. 특히 30대 이하 젊은 세대가 6.25전쟁과 관련한 남침-북침 표현을 40대 이상보다 더 정확하게 이해했다.
표현을 고쳐 질문했을 때도 남쪽에서 북쪽으로 침략한 전쟁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20대 이하에선 1.7%, 30대 0.6%, 50대 1.7%, 60대 이상 2.2%에 불과했다. 특히 20대 이하에선 남침-북침으로 질문했을 때도 제대로 응답한 비율이 기성세대보다 더 높았다. ARS 여론조사의 특성상 응답 번호를 잘못 누를 가능성이 노년층에서 더 높은 점도 감안해야 한다.
성별로는 6.25전쟁이 북한이 일으킨 전쟁이라고 답한 비율이 남자는 94.2%, 여자는 87.4%였다. 남침-북침으로 물었을 때는 남침이라고 제대로 답한 비율이 남자 64.8%, 여자 44.4%로 여성 응답자가 한자어에 더 혼동을 일으켰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ARS 여론조사(무선 99%, 유선 1%, 성‧연령‧지역별 할당 무작위 추출)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4.3%,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 3.1%p다. 통계보정은 2021년 4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기준 성‧연령‧지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데이터리서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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