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팸’이 ‘부대찌개’ 홍보대사를 자처한 이유

미국 ‘스팸’이 ‘부대찌개’ 홍보대사를 자처한 이유

한국, 세계 스팸 소비 2위…미국 제외하면 1등
미국 스팸사, 한국 전용 스팸 출시 등 특별대우 이어져
“스팸 활용한 조리법 알려 활용도 높일 것”

기사승인 2021-07-01 04:30:02
사진=부대찌개 / 신민경 기자

[쿠키뉴스] 신민경 기자 =#고추가루를 풀어 벌건 빛깔을 띠는 국물이 전골 냄비에서 보글보글 끓고 있다. 그 속에서 국물에 흠뻑 빠진 스팸을 몇 조각 집어 쌀밥 한 술과 함께 입안에 떠 넣는다.

위 음식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부대찌개. 6·25 이후 오랜 시간 한국인의 식탁에 오른 역사 때문에 칼칼한 국물과 햄의 조합은 단박에 부대찌개가 먼저 떠오르게 한다. 한국을 넘어 미국에 본사를 둔 스팸사도 최근 부대찌개 명성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전 세계인에게 부대찌개를 홍보하기에 나섰다. 

1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미국 스팸 홈페이지 사진이 공유되고 있었다. 한 네티즌은 ‘한국에 의존하는 스팸 본사’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하고 “홈페이지에 부대찌개 띄우고 전 세계에 홍보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킹대찌개” “army soup 최고” “우리 음식이다” 등 미국 스팸사의 한국 음식 홍보에 반색했다.
사진=스팸 본사 홈페이지 화면 캡처.

이날 접속한 미국 스팸사 홈페이지에서는 실제로 부대찌개를 소개하고 있었다. 당사는 스팸을 활용한 다양한 조리 방법을 홈페이지에 공유하고 있는데, 그중 하나로 소개된 것이 부대찌개였다. 스팸 사측은 한국인이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라고 설명하면서 부대찌개 만들기를 시도해보라고 권유하기도 했다. 부대찌개에 들어가는 재료와 만드는 방법도 자세히 기재했다.

스팸사에게 한국 시장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스팸 국내 유통사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지난해 스팸 단일품목 국내 매출액 규모는 4500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스팸 소비는 다른 국가와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높은 편이다.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스팸은 41개국에서 70억 이상 제품을 팔았다. 한국은 스팸을 두 번째로 스팸을 많이 소비한 나라라고 BBC는 말했다. 스팸 생산국 미국을 제외하면 1등이다.

스팸이 한국에서 사랑받는 이유는 식재료로 굳건히 자리잡은 덕이 컸다고 BBC 방송은 내다봤다. 일례로 부대찌개를 들었는데, 스팸이 한국에서 가장 좋아하는 요리인 부대찌개의 주재료가 됐다고 BBC는 설명했다.

스팸의 한국 특별대우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6년 스팸사는 미국 미네소타에 스팸 박물관을 차렸다. 중국, 영국, 일본, 하와이 등 스팸 인기가 높은 주요 국가 테마관도 갖춰졌는데, 한국도 한 켠을 차지했다. 한국 부스에서는 박물관 직원이 한국 배우가 등장하는 광고 영상과 한국산 스팸 샘플, 스팸 선물세트 등을 자세히 설명한다.
사진=CJ제일제당 제공

한국 스팸은 특별하기까지 하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다른 국가에서 판매되는 스팸 제품에는 전분이 들어간다. 하지만 국내에서 유통되는 스팸 제품에는 이를 뺐다. 대신 고기 숙성 과정을 추가했다. CJ제일제당 측은 “국내 소비자 만족을 위해 제조 과정이 특화된 것”이라고 이유를 전했다.

스팸사는 한국의 다양한 스팸 활용법에 대해 계속 소개할 예정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그간 스팸의 홍보 슬로건이 ‘따끈한 밥 스팸 한 조각’이었다. 이에 국내에서는 반찬으로만 흔히 인식돼왔다”며 “스팸은 앞으로 반찬뿐만 아니라 특별한 맛을 낼 수 있는 식재료로 소비자에게 다가가기 위해 다양한 조리법을 소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스팸이 들어간 메뉴를 알리는 데에 주력할 예정”이라며 “(스팸 본사 홈페이지에서도) 부대찌개에 이어 다양한 스팸 활용법이 공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mk5031@kukinews.com
신민경 기자
smk5031@kukinews.com
신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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