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강한결 기자 = 플레이오프 경쟁자 두 팀이 만난다. T1과 아프리카 프릭스는 3일 오후 5시 서울 종로 롤파크에서 ‘2021 리그 오브 레전드(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서머 스플릿 1라운드 맞경기를 치른다.
이번 서머 스플릿은 역대급 혼전이 펼쳐지고 있다. 7승 무패를 기록 중인 1위 젠지 e스포츠와 9·10위 한화생명 e스포츠와 DRX를 제외하고는 7개 팀이 치열한 순위경쟁을 펼치고 있다. T1과 아프리카는 각각 4위와 6위인데 득실차를 제외하면 승패가 같아 얼마든지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 T1 킬러 아프리카, 이번에는?
아프리카는 이전부터 T1에 강한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 스프링 스플릿 1라운드 당시 하위권에 머무르던 아프리카는 로스터가 고정되지 않은 T1을 상대로 2대 0 완승을 거뒀다.
지난해 여름에도 T1은 아프리카에 일격을 당했다. 2020 LCK 서머 스플릿 플레이오프 와일드카드전 아프리카는 T1을 2대 1로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비록 롤드컵 선발전에서는 T1이 아프리카를 3대 1로 꺾었지만, 당시 패배의 파급력은 매우 컸다. 롤드컵 진출 실패 이후 김정수 감독(現 BLG)은 성적 부진을 이유로 사임했다.
현재 T1은 2연승, 아프리카는 2연패를 기록 중이다. T1은 농심 레드포스와 리브 샌드박스에 연달아 패했지만, DRX와 KT롤스터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기세를 끌어올렸다. 반면 아프리카는 지난달 26일 젠지 e스포츠에게 패했고 1일에는 리브 샌드박스에도 일격을 당했다. T1은 연승을 이어나가야 하고, 아프리카는 반전의 모멘텀을 만들어야 한다. 양팀은 시즌 막판에도 플레이오프 순위경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기에 이번 경기는 1승 이상의 중요도를 가지고 있다.
# 야성 ‘드레드’ 이진혁 vs 이성의 ‘커즈’ 문우찬
이번 맞대결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성향이 다른 두 정글러간의 맞대결이다. 아프리카 ‘드레드’ 이진혁과 T1 ‘커즈’ 문우찬은 각각의 팀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진혁은 LCK 내에서 가장 야성적인 정글러로 손꼽힌다. 이전부터 ‘육식형’ 챔피언에 뛰어난 숙련도를 보여온 그는 올 시즌 매우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초반 15분 지표가 준수하다. 보통 아프리카의 승리 방정식은 초반 이진혁의 날카로운 개입으로 시작된다. 이진혁은 자신의 성장보다는 갱킹을 통해 라이너의 성장을 돕는다.
‘커즈’ 문우찬은 누구보다 이성적인 정글러다. 정글 동선과 갱킹 루트 설계에 도가 텄다. 그는 올 시즌 AP(마법사형) 정글 챔피언에 높은 숙련도를 드러냈다. 다른 팀원들이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일 때도 문우찬은 우직하게 자신의 역할을 수행했다. 라인 개입도 적절하게 하지만, 저산의 성장을 바탕으로 캐리하는 모습을 여러차례 보여준 문우찬이다.
대체적으로 이진혁은 AD(물리공격) 챔피언, 문우찬은 AP 챔피언을 선호한다. 올 시즌 두 선수는 각각 '우디르'와 '다이애나'를 잡았을 때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참고로 두 챔피언은 올 여름 총 8번 만났는데, 5승 3패로 우디르의 전적이 약간 우세하다.
# 돌아온 ‘기인고사’, ‘칸나’의 성적표는?
양 팀 탑 라이너의 맞대결도 주목해야한다. T1 탑 라이너 '칸나' 김창동은 아프리카의 '기인' 김기인을 상대로 '기인고사'를 치러야 한다. 기인고사는 지난해 봄 생겨난 신조어다. LCK 탑 라이너는 김기인 상대로 자신의 실력을 증명해야 한다는 뜻으로 김기인 상대로 얼마나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진다는 의미다.
올 여름 김기인은 전성기가 연상되는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아프리카도 기인을 믿고 상체 위주로 게임을 풀어나가고 있다. 강력한 상체의 힘을 바탕으로 아프리카는 '협곡의 전령' 획득률이 73.5%나 된다.
T1의 불안요소는 탑이다. 지표상으로 보면 김창동은 나쁘지 않은 탑 라이너다. KDA는 3.7로 LCK 주전 탑 라이너 10명 가운데 3위. 분당 골드도 412로 3위. 다만 팀내 데미지 비중과 킬 관여율의 경우 다소 낮은 편이다. 올 시즌 상단에서 게임을 풀어나가는 T1의 성향을 볼 때, 투자 대비 결과치가 썩 높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최근 김창동은 중요한 순간 허무하게 전사하는 모습을 종종 연출했다. 이는 T1에 치명적으로 작용한 경우가 많았다.
T1은 탑 라인에서 발생한 사고로 인해 경기를 어렵게 풀어간 사례가 여러차례 있다. 상체 위주로 게임을 진행하는 아프리카는 집요하게 김창동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김창동이 공세를 버티지 못한다면, T1의 승리는 장담할 수 없다.
양 선수의 상대전적은 11대 9로 김창동이 약간 우세하다. 다만 현재의 경기력을 고려하면 김기인이 라인전을 리드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뚫어야 하는 김기인과 버텨야 하는 김창동의 대결이 이번 경기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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