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상반기 게임결산①] 위기관리에 집중한 넥슨…하반기도 숨고르기?

[2021 상반기 게임결산①] 위기관리에 집중한 넥슨…하반기도 숨고르기?

기사승인 2021-07-06 06:30:03
사진=넥슨 CI.

[쿠키뉴스] 강한결 기자 = 3N(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의 맏형 격인 넥슨은 다사다난한 상반기를 보냈다.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83억엔(한화 약 9277억원), 영업이익 433억엔(한화 약 4551억원)을 기록했는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 4% 증가한 수치다.

반면 연초 확률형 아이템 이슈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넥슨의 대표 게임인 ‘메이플 스토리’와 ‘마비노기’ 등의 게임 등에서 확률형 아이템 이슈가 발생하면서, 게이머들의 호된 비판을 받았다. 판교와 상암, 여의도 국회의사당 등 서울 근교에는 넥슨을 비판하는 문구가 적힌 트럭이 상주하기도 했다.

넥슨은 각종 게임 간담회를 진행하며 이용자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실망한 게이머들의 마음을 한 번에 돌리는 것은 쉽지 않았지만, 적지않은 게임업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넥슨이 적극적인 위기관리로 인해 어느정도 리스크에서 벗어났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반기 굵직한 타이틀을 선보이는 여타 게임사들과 달리 넥슨은 숨고르기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커츠펠’, ‘코스노바 모바일’ 등의 신작이 연내 출시 예정이지만, 자체 개발이 아닌 퍼블리싱 작품이다. 대신 내년 출시 예정인 △‘프로젝트 SF2’ △‘HP’ △‘테일즈위버M’ △‘DR’ △‘P2’ △‘P3’ △‘MOD’ △‘페이스플레이’ 등 자체 신작 개발에 힘을 쏟는다는 방침이다.

상반기 넥슨의 행보를 시간 순으로 돌아보고, 하반기 전망을 분석해봤다.

사진=넥슨 판교 사옥 전경. 넥슨 제공.

◇ 게임업계 뒤흔든 넥슨발 연봉인상…맨파워 강화에 역점

올해 초 넥슨발 연봉인상이 국내 게임업계를 뒤흔들었다. 넥슨은 지난 2월 연봉 체계를 대폭적으로 상향 개편했다. 올해부터 신입사원의 초임 연봉을 개발직군 5000만 원, 비개발직군 4500만 원으로 상향 적용하고, 재직 중인 직원의 연봉을 일괄적으로 800만 원 인상했다. 보상 차원의 성과급 또한 지난해보다 높은 수준으로 별도 지급한다고 밝혔다. 파격적인 연봉인상을 통해 프로젝트 인력 유출을 막고, 우수한 인재를 데려오겠다는 복안이다.

넥슨의 결정 이후 넷마블(800만), 게임빌·컴투스(평균 800만), 스마일게이트(800만), 조이시티(1000만), 베스파(1200만), 네오위즈(600만), 크래프톤(2000만), 펄어비스(800만) 등이 연봉 인상 소식을 전했었다. 엔씨소프트도 연봉 일괄 인상(개발직 1300만 이상, 비개발직 1000만 이상)에 인센티브, 신입사원 연봉 상한선을 폐지한다고 밝혔다.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해 게임사가 대대적인 연봉인상을 결정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넥슨 강민혁 커뮤니케이션본부장도 "글로벌 시장에서 원 티어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서는 '맨파워 강화'가 필수"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넥슨 게임 '메이플스토리' 유저들의 항의 메시지를 담은 트럭. 김찬홍 기자

◇ ‘확률형 아이템’ 이슈로 직격타…신뢰 회복은 최우선 과제

‘확률형 아이템’ 이슈는 2021년 상반기 게임업계에서 발생한 가장 파급력이 큰 사건이었다. 확률형 아이템은 한국 게임업계의 대표적인 비즈니스모델(BM)이지만, 과도한 상업성으로 사행성을 유발한다는 지적을 오래 받아왔다. 그리고 지난 2월 확률형 아이템에 ‘변동 확률’ 구조 적용 가능성이 제기됐다.

특히 넥슨의 대표 게임 ‘메이플스토리’에서 이같은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했다. 넥슨은 지난 2월 메이플스토리 테스트서버 패치에서 게임 내 아이템인 ‘환생의 불꽃’을 통해 부여할 수 있는 추가 옵션의 확률을 동일하게 바꿨다고 공지했다. 이후 다수의 이용자가 “이제까지 좋은 옵션을 적용하는 확률이 동일하지 않았다는 것이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넥슨은 메이플스토리의 모든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강화 확률 등을 공개하겠다며 정면돌파를 택했다. 하지만 확률형 아이템을 구매해 달성할 수 있는 일부 등급이 원천봉쇄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분노한 이용자들은 넥슨과 메이플스토리를 성토하는 ‘트럭시위’로 분노를 표출했다.

결국 넥슨은 이용자 간담회를 통해 이용자들에게 사죄를 전했다. 지난 4월 8시간 동안 진행된 메이플스토리 간담회에서 넥슨은 “변동확률과 확률조작은 없었다”는 해명과 함께 “앞으로 모든 확률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고객자문단을 꾸려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덧붙였다. 강원기 메이플스토리 총괄 디렉터는 “고객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실망감을 안겨드려 죄송하다”며 사과한 뒤 “간담회에서 나온 내용들이 메이플스토리의 미래를 만들어갈 주춧돌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측의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이용자들의 거센 반발은 어느 정도 사그라든 상태다. 하지만 이전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선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넥슨은 1분기 실적 보고서에서 “불투명한 확률공개와 소통부재로 2월 말부터 메이플스토리 이용자 수가 감소했다”며 “투명성과 소통을 강화해 신뢰를 회복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넥슨은 이용자와 적극적인 소통으로 신뢰를 되찾는다는 방침이다. 지난 3월부터 공식 홈페이지의 토론 게시판에 접수된 문의에 대해 개발진 답변을 주기적으로 게재 중이며, 보다 효과적인 토론이 가능하도록 게시판의 기능을 개편할 예정이다. 또한 이용자의 목소리를 듣는 추가 채널로 유저자문단 1기를 신설하기도 했다.

사진=NDC 2021 환영사를 전하는 오웬 마호니 넥슨 대표이사. 사진=넥슨 제공 

◇ 2년 만에 다시 열린 NDC…넥슨식 사회공헌 주목

올해 상반기 넥슨은 다양한 부정이슈로 몸살을 겪었지만,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이목을 끌기도 했다. 지난달 9일부터 11일까지 사흘간 치러진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NDC)21은 넥슨의 상반기 대표적 사회공헌 활동으로 평가받는다.

사흘간 개최된 NDC21는 약 7만1100여 명이 누적 참관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오프라인으로 개최된 NDC의 최대 누적관람객(2019년, 2만457명)을 훌쩍 넘었다.

2007년부터 시작된 NDC는 넥슨 소속의 개발자들이 모여 서로의 노하우를 공유하는 일종의 사내 스터디 행사로 출발했다. 이후 ‘지식공유’의 가치를 공감하는 타사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외연을 확장해 2011년에는 ‘게임업계 모두가 참여하는 지식 공유 플랫폼’으로 발전했다.

2007년부터 오프라인 행사로 진행된 NDC는 지난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로 인해 열리지 않았다. NDC21의 경우 코로나19 여파를 고려해 최초로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NDC 홈페이지를 통해 누구나 별도 등록 절차 없이 강연을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 강연은 사전녹화 방식으로 제작돼 공개 이후 언제든지 다시보기가 가능해 편의성을 높였다. 청취자들은 시간적, 물리적 제약 없이 양질의 강연을 들을 수 있었다.

이번 NDC에는 넥슨 외에도 크래프톤, 엔씨소프트, 데브시스터즈 등 국내 게임업계 종사자들의 강연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현재 가장 ‘힙’한 인디게임 개발사로 평가받는 반지하게임즈의 이유원 공동대표도 강연을 진행했다. 이밖에도 국내외 다양한 기업들의 현업 전문가들이 데이터분석과 알고리즘, 서버, 프로그래밍, 클라우드 등 최신 개발 지식과 경험을 공유했다.

NDC21을 시청한 게임업계 종사 희망자 최 모(27)씨는 “게임 기획자가 되기 위해 학원을 다니고 스터디를 진행하고 있지만, 현업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의 조언을 얻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라며 “지인을 통해 ‘NDC21 강연을 들어보라’고 추천을 받았는데, 종사자가 아니면 알 수 없는 생생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 정말로 보람찼다”고 말했다.

사진='카트라이더: 드리프트'.

◇ 하반기는 숨고르기?…2022 위해 내실 다지는 넥슨

하반기 넥슨은 숨고르기를 통해 내실을 다지는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분주한 일정을 보낼 것으로 보이는 엔씨소프트·넷마블과는 상반된 행보다. 엔씨소프트의 경우‘블레이드&소울2’ 출시를 위해 마무리 작업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넷마블은 하반기 ‘제2의 나라’ 콘텐츠 업데이트와 ‘마블 퓨처 레볼루션’ 출시에 매진하고 있다.

하반기 넥슨은 코스노바 모바일, 커츠펠 등의 퍼블리싱 타이틀을 선보일 계획이다. 코노스바 모바일의 경우 코노스바 모바일은 일본 애니메이션 ‘이 멋진 세계에 축복을!’을 원작으로 한 게임이다. 커츠펠은 KOG가 개발하는 대전액션게임이다. 두 게임은 모두 연내 출시 예정이다.

이같은 점을 고려하면, 넥슨의 본격적인 신작행보는 2022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넥슨은 자체 개발 프로젝트 총 9개를 공개하고 대규모 채용 계획을 밝혔다. 채용에 참여하는 프로젝트는 △신규 MMORPG △프로젝트 SF2 △HP △테일즈위버M △DR △P2 △P3 △MOD △페이스플레이 등이다.

넥슨-원더홀딩스 합작법인 니트로 스튜디오와 데브캣에서 연내 100명 이상의 신규 채용을 실시한다. 니트로 스튜디오와 데브캣은 연말까지 각각 50명 이상의 채용을 진행하며 기획, 아트, 프로그래밍 등의 직군에서 수시 채용 방식으로 인재를 모집한다고 밝혔다. 양사는 현재 넥슨의 첫 콘솔 신작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를 비롯해 ‘마비노기’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개발 중인 ‘마비노기M’을 개발중이다.

김대훤 넥슨 신규개발본부 총괄 부사장은 지난 4월 자체 개발 프로젝트에 대해 “상당수의 게임이 내년 출시를 목표로 중간 결과물을 선보일 예정”이라며 “대부분의 타이틀이 내년 1분기부터 출시될 예정”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sh04khk@kukinews.com
강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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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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