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은빈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여성가족부와 통일부 폐지론에 불을 지피자 범여권에서 고민이 없는 주장이라며 공세를 가했다.
이 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여가부와 통일부는) 수명이 다했거나 애초에 아무 역할이 없는 부처”라며 “여가부와 통일부는 특임 부처고, 생긴 지 20년 넘은 부처들이다. 그 특별 임무에 대해 평가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두 부처의 역할이 뚜렷하지 않고 성과가 부진하기 때문에 없애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젠더 갈등이 나날이 심해져 가고 있는데 여가부는 부처 존립을 위해 특임부처 영역을 벗어나는 일을 계속 만든다. 또한 북한이 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 우리 국민을 살해해 시신을 소각하는데 통일부도 아무 말을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권에서는 이를 두고 ‘황당한 주장’이라는 반응이다. 김영배 최고의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빈곤한 철학뿐 아니라 귀를 닫고 아무 말이나 하는 모습을 보면 ‘박근혜 키즈’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한다. 여가부가 할 일이 없으니 폐지해야 한다는 것은 일베식 생각이다. 통일이 되지 않으니 통일부를 폐지하자는 반헌법적 발상 역시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고 지적했다.
강병원 민주당 최고위원도 이 자리에서 “이 대표의 어그로 정치가 가관이다. 인터넷에서 관심을 끌고자 자극적이고 악의적인 주장을 하는 것”이라며 “철학의 빈곤에서 출발한 여성부‧통일부 폐지론 말하다가 몰리니 철 지난 작은정부론을 꺼냈다. 30대 당대표가 과거의 실패한 정책을 앞세워 우리 정치와 정책 수준을 과거로 퇴행시켜서는 안 된다”고 쏘아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차기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포퓰리즘적인 무책임한 주장”이라며 “우리는 한반도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다. 북한은 외국이 아니라 외교 영역으로 다 치환할 순 없다. 여가부 문제도 역할 확대를 고민해야지 없애버린다는 건 정말 무책임한 얘기”라고 질타했다.
범여권인 정의당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대표단회의에서 “이 대표의 끝없는 무리수 행보를 보니 취임 한 달을 맞아 성과에 대한 조바심이 더욱 커지는 듯해 보인다. 여가부‧통일부 폐지를 주장하는 이유는 뻔하다. 몇 표 모으겠다고 여혐‧반북 정서에 편승한 것”이라며 “혐오의 정치를 선동하고 국민들을 갈라치기 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뻔히 보이는 얕은수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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