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신민경 기자 =“민초단에 점령당한 어떤 회사. 무서운 민초단.”
민초(민트초코)가 유통가에서 빠른 속도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민초단(민트초코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집단)이 식품 기업을 점령했다며 장난 섞인 우려를 전할 정도다. 민초단 세력이 민초맛 출시 활동에 드라이브를 건 걸까. 일각에서는 진짜 타겟이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라는 분석도 나온다. 식품업계가 재미와 개성을 추구하는 주 소비층으로 등장한 MZ세대 유혹하기에 나서고 있다는 설명이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식품업계는 ‘민초맛’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오리온은 인기 제품 초코파이情, 초코송이, 다이제씬, 다이제볼에 민트를 넣은 여름 한정판 ‘오리온 민초단(민트초코단)’ 4종을 출시한다고 지난 6일 밝혔다.
롯데제과도 민초단에 응답했다. ‘롯샌 민트초코’를 여름 시즌 한정판으로 선보인 것이다. SPC그룹 계열사 ㈜파리크라상이 운영하는 파리바게뜨도 ‘민초단’(민트초코 맛을 좋아하는 사람)과 ‘반(反)민초단’(민트초코 맛을 싫어하는 사람)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신제품 ‘민초반 쿠키반 케이크’를 출시하기도 했다.
아이스크림, 음료에서 벗어나 과자, 케이크까지 접목되고 있는 민초가 낯설다는 반응도 나온다. 이유는 있다. 민초는 예전부터 음료나 아이스크림 재료로 쓰여왔기 때문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민초는 초콜릿이 카카오의 형태로 처음 유럽에 들어온 16세기부터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카카오는 약으로 사용됐는데 쓴맛 때문에 먹기 불편한 카카오를 수월하게 먹기 위해 민트를 섞은 것으로 전해진다. 초콜릿이 등장한 이후로도 유럽에선 초콜릿과 민트를 같이 먹어왔다. 18세기 무렵부터 시중의 카페에선 초콜릿과 민트를 섞은 음료를 팔았다. 미국 음식 전문지 ‘매쉬드’에 따르면 1945년에는 배스킨라빈스는 민트초코 아이스크림을 매대에 걸었다.
기묘한 조합으로 민초 메뉴 개발에 식품업계가 나서는 이유는 우선 매니아층인 ‘민초단’ 공이 컸다. 롯데제과는 최근 ‘민트초코맛’의 유행이 다시 돌아오며 ‘민초단’ 소비자들의 재출시 요구가 이어졌다고 민초 메뉴 출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파리바게뜨는 앞서 ‘민트초코’를 활용한 디저트 제품들을 다양하게 구성한 ‘쿨 민초 컬렉션’을 선보이면서 민초단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MZ세대 공략 때문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오리온 관계자는 민초단 출시 배경에 대해 “오리온 민초단 한정판은 맛은 물론, 재미와 디자인 등 다양한 브랜드 경험을 중요시하는 MZ세대들에게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기 때문이다.
재미와 새로운 경험이 MZ세대 소비자에게 주효할 것이라고 소비자 전문가는 분석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최근 주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 소비 특성은 개성을 추구한다는 점”이라며 “SNS 사용이 일반화하면서 개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더 짙어졌다. 수많은 정보가 공유되고 있는 SNS에서 남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상품 인기가 더 높아졌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SNS에서의 이슈메이킹이 중요해졌다”며 “소비자의 이목을 사로잡을 제품이라는 이슈 자체가 광고 수단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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