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은빈 기자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분주해야 할 정치권이 혼란에 빠졌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따른 거리두기 4단계 격상 등으로 인해 정치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당장 대선 레이스에 뛰어든 대선주자들도 선거운동 축소 등의 영향으로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선거운동 위축에 출마 선언 연기까지… 대선주자들 발 ‘꽁꽁’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대선주자들의 ‘광폭행보’에도 제동이 걸렸다. 민생현장 방문을 최소화하고 출마 선언을 연기하는 등 대선후보들의 일정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야권 대선후보인 유승민 전 의원은 공식 출마 선언을 연기했다. 유 전 의원 측은 지난 11일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엄중한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이번 주에 하기로 했던 공식 출마 선언을 코로나19가 진정될 때까지 연기한다”고 밝혔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11일 도지사직을 내려놓고 출마를 선언할 계획이었으나 사퇴를 미루고 제주도 방역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윤석열이 듣습니다’의 지역방문 일정을 일주일간 중단하기로 했다. 윤석열 캠프 측은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지역 순회 일정은 잠정 보류했다. 지방을 방문하는 규모 있는 행사는 최소 인력으로 간다고 해도 방역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조심하고 있다. 고육지책으로 서울 인근에서 소상공인을 만나 민심을 청취하는 정도의 프로그램을 소화하고 있다”며 “캠프에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재택근무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재명 후보도 방역상황에 맞게 선거 운동 전략을 수정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캠프 측은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최대한 방역지침을 따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아침 정기 회의나 대변인단 회의는 화상회의 플랫폼을 통해 하고 있다. 국민들이 힘든 상황이기 때문에 메시지나 논평을 통해 다독이고 비전을 제시하는 데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경선연기론 ‘솔솔’… “비대면으로 흥행 불가”
9월 초까지 대선 후보를 선출해야 하는 더불어민주당엔 ‘경선연기론’이 재점화 됐다. 다음 달 7일부터 한 달간 진행되는 전국 순회경선 일정 소화가 코로나19 유행으로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다.
지난 11일 1차 컷오프(예비경선) 통과한 후보 6인 중 이재명 후보를 제외한 5인은 경선 연기를 주장했다. 특히 과거 당헌‧당규를 따라야 한다며 경선연기에 부정적이었던 박용진‧추미애 후보도 입장을 바꿨다. 박 후보는 12일 “지금은 국민 안전, 사실상 안보와 관련된 일이기 때문에 심각하게 고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 후보는 컷오프 결과 발표 이후 “지금과 같이 2인 이상 집합금지가 된 상황에서 민심을 제대로 경청할 기회가 제대로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결국 지도부도 경선 연기 가능성을 열어뒀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12일 “2주간의 4단계 사회적 거리두기 성과를 보고 경선 일정에 관한 논의가 필요하면 그때 하겠다”고 밝혔다.
‘원칙론’을 고수했던 이재명 후보 역시 한발 물러선 모습이다. 그는 12일 KBS 뉴스9에 출연해 “2주 뒤 방역상황을 보고 당 지도부 결정에 따르겠다. 방역 행정을 일선에서 책임지고 있는데 후보 입장만 주장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다만 이재명 후보 캠프 측은 경선을 연기할 때 국민들을 설득할 수 있을 만한 확실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경선연기는 원칙적으로 예비경선 때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런데 본 경선을 연기하면 컷오프된 두 후보와 지지자들을 설득시키는 것도 중요한 문제”라며 “집권여당으로서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명분이 확실하다면 따르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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