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은빈 기자 =8.15 광복절 특사를 앞두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론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최재형 예비후보, 홍준표 의원,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등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이 직접 나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사면을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심지어 박 전 대통령 탄핵 수사를 진두지휘했던 윤석열 예비후보도 사면론에 힘을 실었다. 그는 대구에 방문해 “전직 대통령의 장기 구금에 대해 안타까워하는 분들이 많다. 저 역시 상당 부분 공감하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들이 탄핵의 강에 발을 담그는 모습을 보이자 20‧30대에선 날 선 반응이 나왔다. 4.7 재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에 많은 지지를 보냈던 청년층 다수가 “공감되지 않는다”며 고개를 저었다.
A씨(31, 여)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정농단이라는 절대 일어나선 안 되는 일이 벌어졌는데도 지지율을 의식해 사면론을 꺼내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촛불을 들었던 청년이라면 대부분 공감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4.7 재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에 표를 보냈다고 밝힌 B씨(24, 여)는 “국민의힘이 달라졌다고 생각했는데 사면을 요구하는 것 보니 아니었다. 과거 보수당 이미지로 돌아간다”고 꼬집었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의 수사에 앞장섰던 윤 후보에 관한 비판이 쏟아졌다. C씨(25, 남)는 “위치에 따라 말이 바뀌는 것 같다”고 했다. D씨(29, 남)는 “전직 검찰총장이 법과 정의에 대한 기준과 원칙이 정치적 이유에 따라 달라졌다”며 “공당의 대선 예비후보가 된 이상 윤 후보도 과거 수사에 관한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선에서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E씨(25, 여)는 “국민의힘을 믿었는데 사면론을 꺼내드는 것을 보고 한숨을 쉬었다. 20‧30대는 이념이 중요하진 않은 것 같다. 정치인들이 하는 말, 태도를 보고 결정한다”며 “대선에서 청년층의 지지를 받으려면 사면론과는 완전히 선을 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청년층 과반은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데이터리서치가 지난달 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여 1000명을 대상으로 ‘박 전 대통령 사면’에 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30대의 68.6%, 18~29세의 64.5%가 사면에 부정적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데이터리서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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