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파트 매입나선 MZ세대…“살 집 필요해서”

비아파트 매입나선 MZ세대…“살 집 필요해서”

다방, 상반기 서울 비아파트 매매…MZ세대 25% 매입
티몬, 오피스텔 매입 이유 설문조사 "주거용 이유"
전문가들 "서울 집값 상승에…대체상품 선택"

기사승인 2021-08-11 07:00:17
쿠키뉴스DB
[쿠키뉴스] 안세진 기자 =서울의 집값 폭등과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이어지자 MZ세대들이 단독‧다가구 등 비아파트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생애주기 상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평가다.

10일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이 한국부동산원의 서울 비아파트(단독·다가구‧다세대·연립 등) 월별 매입자 연령대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서울에서 매매된 4만3444건의 비아파트 중 10대~30대의 비중은 24.6%(1만678가구)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보면 20대 이하는 3274가구, 30대는 7404가구를 매입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19.5%)보다 5.1%p 상승한 수치다.

2030 매수 비중이 큰 지역은 도심 업무지역과 가까운 마포구(35.4%)와 용산구(34.2%), 양천구(31.9%) 등이었다. 강남권 출퇴근이 수월한 성동구(29.6%)와 강서구(29%), 서초구(28.5%) 등도 2030 매수 비중이 서울 평균치보다 컸다.

또 지난해와 비교해 서울의 아파트 매매거래가 줄어든 상황에서도 비아파트 거래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매매는 지난해 상반기 4만8298건을 기록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2만9399건으로 39.1% 감소했다. 반면, 올해 상반기 비아파트 매매는 전년보다 6.8% 증가했다.

사진=쿠키뉴스DB
MZ세대들의 이같은 비아파트 매입현상은 투자용이라기보다 주거용이라는 데에 의의가 있다. 예컨대 비아파트 중 가장 투자성이 짙은 오피스텔의 경우, 온라인 쇼핑몰 티몬이 지난 7월 고객 1000명을 대상으로 오피스텔에 대한 인식을 설문조사한 결과 61%가 오피스텔 구매 목적으로 ‘주거’를 꼽았다. 연령대별로는 20대 응답자의 80%, 30대 응답자의 70%가 ‘주거용’이라고 답했다.

주거용 오피스텔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로는 ‘아파트보다 저렴한 가격’(36%), ‘나홀로 가정의 증가’(25%), ‘입지 좋은 오피스텔 증가’(14%) 순으로 꼽았다.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오피스텔 크기는 공급면적 49.5㎡(37%), 66.1㎡(22%), 82.6㎡(20%) 등의 순이었다. 희망하는 오피스텔 가격은 ‘1억원 초과∼2억원 이하’가 45%로 가장 많았다.

전문가들은 갈수록 심해지는 서울 집값 폭등에 견디지 못한 나머지 대체 주거상품에 대한 인기가 늘고 있는 것이라 분석했다. KB 리브 부동산이 발표한 월간 KB 주택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7월 서울 주택 매매가격은 1.00% 상승해 전월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랐다.

특히 용산구와 마포구 등 신흥 고가 주택 밀집 지역과 구로, 노원, 성북과 도봉구 등 중저가 주택이 많은 외곽 지역의 상승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서초와 강남, 송파구 등 고가 지역의 상승률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마포구와 용산구, 강동구, 강남구 등이 높은 상승률을 나타내며 지역을 가리지 않고 올랐다.

다방 관계자는 “서울 아파트 매매가·전세금 급등으로 자금력이 부족한 주택 수요자들이 빌라 등의 대체 주거상품을 매수한 것으로 보인다”며 “아파트보다 상품 경쟁력은 약해도 입지 경쟁력을 갖춘 도심 인근 지역 비아파트에 관심이 많았다”고 말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2030세대의 이같은 비아파트 매입 현상은 부동산을 투자용으로 보기보다 정말 살 집인 주거용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전세와 매매를 가리지 않고 뛰는 서울 집값에 당장 먹고 살아갈 수 있는 대체상품을 선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asj0525@kukinews.com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안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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