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할 걸 해야지”… 윤석열, 설화 논란에 또 ‘휘청’하나

“실수할 걸 해야지”… 윤석열, 설화 논란에 또 ‘휘청’하나

尹, 안중근 의사 보고 “윤봉길 의사”… 역사인식 논란
정청래 “더 망신당하기 전에 물러나라”
박상병 교수 “실수 계속돼 비판 피하기 어려울 것”

기사승인 2021-08-18 06:00:16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지난 15일 광복절을 맞아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내 독립운동가 7인의 영정을 모신 의열사를 찾아 참배했다.   연합뉴스

[쿠키뉴스] 김은빈 기자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의 ‘입’이 또다시 문제가 됐다. 이번엔 역사인식 논란에 휩싸였다. 윤 후보의 실수가 계속되자 ‘대선 후보 자질론’도 불거졌다.

윤 후보 캠프는 지난 15일 광복절을 맞아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내 독립운동가 7인의 영정을 모신 의열사를 찾아 참배했다. 이날 윤 후보 캠프 측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화근이 됐다.

윤 후보는 이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독립운동가의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제76주년 광복절 윤 후보가 윤봉길 의사의 그 깊은 뜻을 담은 술 한 잔 올려드립니다”라고 적었다. 윤 의사의 발언도 인용했다.

그러나 윤 후보가 관련 게시물에 내건 사진은 안중근 의사의 영정 사진이었다. 인용구와 사진이 일치하지 않는 사진을 게시한 것이다. 이에 윤 후보가 안중근 의사와 윤봉길 의사를 혼동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윤 후보 캠프는 논란을 의식한 듯 참배를 마친 후 위패를 살펴보는 사진으로 바꿨다.

윤 후보 측의 정정에도 비판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사진 오용에 이어 윤 후보가 인용한 윤 의사의 문구가 역사적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윤 후보가 인용한 윤 의사의 문구는 ‘너희들이 만약 장래에 피가 있고 뼈가 있다면 조선에 용감한 투사가 되어 태극의 깃발을 높이 드날리고, 나의 빈 무덤 앞에 찾아와 술 한 잔을 부어 놓아라. 1932년 12월 19일 윤봉길 의사’이다. 

이는 윤봉길 의사가 1932년 4월29일 홍커우 의거를 하루 앞둔 날 두 자식에게 남긴 ‘강보에 싸인 두 병정에게’의 문장이다. 윤 캠프 측은 윤 의사의 서거일인 ‘1932년 12월19일’을 문장 작성일로 썼다. 실제 유언이 남겨진 시기와 윤 캠프 측이 작성한 글이 일치하지 않았던 것이다. 

윤석열 국민캠프 페이스북 캡처

논란이 커지자 윤 후보의 자질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틀릴 걸 틀리고 실수할 걸 해야지 거론하기조차 민망하다”며 “윤석열의 적은 윤석열. 본인도 본인이 싫어지겠다. 이제 그만하고 물러나는 게 어떨까. 그대에겐 더 망신당할 일만 남아 있으니”라고 맹폭을 가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16일 페이스북에 윤 후보의 게시물을 캡처한 뒤 “삭제된 포스팅”이라고 꼬집었다. 윤 후보가 ‘실수’를 깨닫고 삭제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광진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 역시 이날 페이스북에 “윤봉길 의사의 뜻을 담아서 안중근 의사에게 술을 올리는 거 저만 이상한가요”라고 의문을 표했다.

윤 후보의 ‘역사인식 부재’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달에도 1987년 6월항쟁 사진 놓고 1979년 ‘부마항쟁’이라고 발언해 파장이 인 바 있다. 

윤 후보는 지난 27일 부산 민주공원을 찾았다. 1987년 ‘6월항쟁’이 기록된 곳에서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조형물을 가리키며 “이한열 열사”라고 소개하자 윤 전 총장은 “이건 부마(항쟁)인가”라고 물었다. 이한열 열사가 최루탄을 맞고 쓰러지는 장면을 담은 조형물이었다.

당시에도 ‘기본상식’이 없다는 날 선 반응이 터져 나왔다.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김두관 의원은 지난달 30일 페이스북을 통해 “도대체 기본 상식이 없다. 부마항쟁과 6월항쟁을 구분이나 하는지 모를 일”이라며 “사법시험 준비하시느라 부마항쟁도, 6월항쟁도 도서관에서 맞았겠지만 대한민국 정치인 평균치 상식이라는 게 있는 법”이라고 쏘아붙였다.

김진욱 민주당 대변인 또한 “윤 전 총장에게 민주화 운동은 단지 정치적인 홍보수단에 불과한 것 같다”며 “민주화를 위해 피 흘린 분들에 대한 추모와 존중은 없고 자신의 대선 행보를 위한 도구로만 여기는 것이라면 정말 유감스럽다”고 직격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에 대해 윤 후보의 ‘단순 실수’라고 입을 모은다. 다만 말실수가 계속되자 국민들에게 ‘윤 후보가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다’고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17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설마 윤봉길 의사와 안중근 의사도 모르겠나. 역사의식의 부재까진 아니다”라면서도 “윤 후보는 실언이 너무 많다 보니 초등학생들도 아는 역사적 지식을 헷갈린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이날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실수를 안 하는 게 좋겠지만 사실 대다수의 후보들이 많은 실수를 한다. 후보들이 모든 방면을 잘 아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한편 윤 후보가 최근 잇단 설화로 구설에 오르자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주 120시간 노동’, ‘대구 민란’, ‘후쿠시마 원전’, ‘부정식품’, ‘건강한 페미니즘’, ‘박근혜 불구속 수사 검토’, ‘우한 바이러스’ 등의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다.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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