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영업 종료한다”…日 불매운동에 내몰린 DHC

“韓 영업 종료한다”…日 불매운동에 내몰린 DHC

기사승인 2021-09-03 17:14:40
DHC코리아는 오는 15일까지 쇼핑몰을 운영한 뒤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다. / 사진=DHC코리아 공식 쇼핑몰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쿠키뉴스] 신민경 기자 =혐한 기업으로 낙인찍힌 DHC가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다. 한국 시장 진출 19년만이다. 국내 불매 여론에 매출 저조를 견디지 못하고 떠난다는 게 업계 지배적인 평가다. 일각에서는 장기화한 반일 감정이 DHC 불매 운동에 힘을 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DHC코리아는 오는 15일 오후 2시를 마지막으로 쇼핑몰 영업을 접는다. DHC코리아 공식 쇼핑몰 마일리지를 보유한 고객도 해당 날짜까지만 소진 가능하다.

DHC코리아는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좋은 제품과 서비스로 고객 여러분들을 만족시키고자 노력했으나 아쉽게도 국내 영업 종료를 결정하게 됐다”며 “DHC코리아를 사랑해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DHC 혐한 논란은 지난 2019년 8월 촉발됐다. DHC 자회사의 유튜브 콘텐츠 DHC-TV에 12일 출연한 일본 집권 여당인 자민당 의원 아오야마 시게하루는 1950년대 초반 한국이 독도를 멋대로 차지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1951년부터 한국이 멋대로 독도를 자기네 것으로 해버렸다”며 “일본이 되찾기 위해 싸움을 건 적은 없고, 말로만 했다. 위안부 문제도, 레이더 발사 문제도 일본 측이 싸움을 건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전했다.

지난 10일 방송된 DHC-TV 시사 프로그램 ‘진상 도라노몬 뉴스’에 모습을 드러낸 출연자들은 “한국은 원래 금방 뜨거워지고 금방 식는 나라” “일본이 한글을 통일해 지금의 한글이 탄생했다” 등의 막말을 쏟아내기도 했다.

DHC 화장품을 구매하지 말자는 소비자 불매운동이 확산하면서 헬스앤뷰티(H&B) 스토어에서는 제품이 퇴출됐다. GS리테일의 ‘랄라블라’는 DHC 온·오프라인 전체 상품에 대한 신규발주를 중단했다. 롯데쇼핑 ‘롭스’는 지난달 12일 매대에서 물건을 뺐다.

DHC 전속 모델인 배우 정유미는 DHC에 초상권 사용 철회와 모델 활동 중단을 요청했다. 또 해당 기업과의 재계약은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일본에 본사를 둔 DHC코리아도 황당하다는 입장이었다. 당시 김무전 DHC코리아 대표는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해당 방송 내용은 DHC코리아와 무관하게 본사의 자회사가 운영하는 채널로 저희는 이에 대해 어떤 참여도 하지 않고, 공유도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과거의 발언을 포함한 ‘DHC텔레비전’ 출연진의 모든 발언에 대해서 DHC 코리아는 동의하지 않고 앞으로도 ‘DHC텔레비전’과는 다른, 반대의 입장으로 이 문제에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매출 타격을 피하지 못했다. 소비자 전문가는 계속되는 반일 감정이 DHC 불매 운동 장기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이영애 인천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브랜드 이미지는 소비자에게 즉흥적인 감정이 아니라 생각이나 태도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며 “정서는 소비자 행동을 유발하는 좋은 기재가 된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이어 “DHC 사건 이후 악화하는 한일 관계 속에서 소비자들의 반일 감정도 길어졌다”며 “대체품이 많은 화장품 시장에서 소비자가 해당 브랜드를 떠나기 시작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소비자가 브랜드에서 어떤 경험을 하는지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기업은 제품군뿐 아니라 소비자 감정 정서를 면밀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smk5031@kukinews.com
신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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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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